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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평택공장 가동 눈앞…낸드 1위 수성전
월 생산력 20만장 '세계최대 규모'
2017-06-28 17:51:01 2017-06-28 17:53:11
[뉴스토마토 왕해나기자]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15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로 건립한 반도체 생산라인이 조만간 정상가동에 돌입한다. 3D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대폭 늘려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이 시험운행을 마무리 짓고 늦어도 다음달 초 3D 낸드플래시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 시기가 정확하게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6월 말에서 7월 초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준공식은 따로 계획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와병 중인 데다, 이 부회장마저 구속 수감되면서 공장 가동을 마냥 축하할 수만은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준공식 대신, 웨이퍼 출하식 등 간소한 행사로 대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5년 5월 평택 반도체 공장의 첫 삽을 뜬 이후 2년 동안 15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단일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부지 면적은 289만㎡(축구장 약 400개 넓이)로, 현재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인 기흥, 화성 단지를 합한 면적과 맞먹는다.
 
삼성전자는 평택공장에서 본격적으로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다. 업계는 평택공장 전체가 가동될 경우 양산할 수 있는 웨이퍼(실리콘 기판) 물량은 월 20만장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은 웨이퍼 투입 기준으로 월 45만장이다. 평택공장이 가동될 경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생산능력은 월 65만장까지 약 40% 늘어난다. 4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만명의 고용 창출도 예상된다.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 3D 낸드플래시는 같은 부피에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의 대중화와 PC의 소형화, 사물인터넷(IoT) 확산 등으로 최근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37.6% 늘어난 505억5500만달러(57조8000억원)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평택공장 가동으로 낸드 세계 1위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IHS마킷에 따르면 매출 기준 삼성전자 낸드 시장점유율은 36.7%로, 독보적인 1위다. 2위인 도시바의 점유율 17.2%와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는 매각 이슈 등으로 투자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이번 평택공장 가동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도시바와의 차이를 더욱 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바 메모리 매각으로 불붙은 지각변동이 삼성의 수성전에 힘을 잃게 됐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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