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롯데' 일감몰아주기 경영비리…롯데시네마 매점운영권 헐값매각
총수일가 다수 혐의로 '법의 심판대'…중국은 무차별 '사드보복'
입력 : 2017-03-20 17:01:18 수정 : 2017-03-21 11:27:08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수난시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2014년 말 시작된 '골육상쟁(骨肉相爭)'과 같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2년 넘게 마무리되지 않고 있고, 총수일가 비리혐의와 관련된 재판도 본격 시작됐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인한 추가적인 검찰 소환까지 예상된다. 엎친데 덮친격 롯데를 향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등 오는 4월 3일 창립 50주년을 맞게 된 롯데그룹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형국이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에 따르면 이날 롯데 총수일가의 경영비리 관련 첫 공판이 열렸다. 지난해 10월 검찰이 일괄 기소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앞서 재판부는 기소된 총수일가와 그룹 간부 모두 첫 공판에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전원 참석했으며 함께 기소된 황각규 롯경영혁신실장과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사장), 채정병 롯데카드 상근고문(전 대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상근고문(전 대표) 등도 출석했다.
 
신 회장은 총수일가에 508억원에 달하는 '공짜 급여'를 지급하고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에게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 내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재판 과정에서 배임횡령 여부와 범위를 놓고 검찰과 롯데 총수 일가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형제간 '진실 공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신 회장이 경영 '키'를 거머쥐고 있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경우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어 그룹 입장에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관련 대기업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부담요소다. 이미 검찰은 지난 19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조사 과정에서 롯데그룹이 지난해 5월 말, 하남 체육관 건설 비용 명목으로 K스포츠재단에 75억 원을 지원한 경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롯데가 2015년 11월 면세점 사업 선정에 탈락한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동빈 회장을 독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독대 이후 롯데는 지난해 말 면세점 사업자에 추가로 선정됐는데 이 대가로 75억 원을 건넨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조계와 재계는 장 대표 소환이 이뤄진만큼 신 회장의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라 밖에선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치명적 악재가 되고 있다. 롯데는 신 회장의 숙원 중 하나인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지만 상황이 악화되며 중국 사업 자체가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롯데마트 현지 영업을 잇따라 중단시키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 현지 매장 99곳 가운데 80곳이 영업을 멈춘 상황이다"라며 "중국 당국의 소방점검 등으로 영업정지를 받은 점포가 63곳이며 매장 앞 시위 등으로 직원과 고객안전 등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문을 닫은 점포가 17곳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의 80개 점포가 한달 동안 영업을 중단하면 매출 손실은 75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가 처음 중국 진출을 시도한 것은 약 20년 전이다. 그 동안 투자된 금액은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현재 중국내 점포 등의 가치를 보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을 압류하는 등 경영권 분쟁이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불안요소다. 롯데는 지난달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원롯데'를 표방한만큼 신 전 부회장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가 롯데그룹의 위기상황마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을 문제삼으며 공세를 퍼부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악재들이 경영권 분쟁의 또다른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창립 5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경영위기 상황이 곂치며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라며 "당장 올해 투자계획도 세울수 없을만큼 변수가 많아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경영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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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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