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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T 사장 "국내 AI 아직 미비…더 고민해야"
KT 겨냥 "AI 고도화 작업 진행 중"…"개방·상생 생태계 구축해야"
2017-01-17 16:53:21 2017-01-17 18:43:14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이 자사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비롯해 국내 AI 시장이 기능 개선에 더 힘써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직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않았고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도 구글과 아마존, IBM 등 미국의 음성인식에 기반해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박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통신인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AI 관련 SK텔레콤만의 차별화 전략을 묻는 질문에 "지금 누구를 비롯한 국내 AI 스피커들의 속도나 펑션(기능)이 아직 미비하다"며 "(국내 AI 시장을 선도하는)퍼스트무버로서 고민 많이 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누구는 출시 넉 달 만에 4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는 인터넷(IP) TV와 연결돼 음성으로 TV를 켜거나 채널을 변경할 수 있다. 또 음악재생과 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 등의 기능을 갖췄다. 다만 학습된 데이터가 많지 않아 음성인식 등의 오류가 잦고, 이는 소비자들 불만으로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소비자들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했다는 비판도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통신인신년인사회에서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경쟁사인 KT(030200)는 이날 음성인식과 IPTV를 결합한 AI TV '기가 지니'를 공개하며 SK텔레콤의 누구를 직접 겨냥했다. 박 사장은 KT의 AI 전담부서 신설에 대해 "AI 사업을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 누구를 출시했다"며 "AI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 고도화하는 작업은 이미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계와 우월감은 내비쳤다. KT는 지난 16일 조직개편을 통해 융합기술 산하 서비스연구소에 AI 전략 수립 및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AI테크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계가 머신러닝을 통해 지식을 학습하고 인간의 영역에 진입하는 시대가 눈앞에 와 있다"며 "방송통신인들은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해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개방·상생·협업의 가치로 방송·통신 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융복합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개방과 협업은 SK텔레콤의 새로운 경영기조로 자리했다.
 
한편 이날 인사회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신상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등 방송통신업계 주요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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