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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뤼미에르, '미인도' 위작 재확인…검찰 "유감"
"현재 가능한 거의 모든 과학감정 기법 동원"
2016-12-27 18:34:50 2016-12-27 18:34:50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프랑스 감정업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27일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위작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검찰이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배용원)는 이날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사건 관계인의 의뢰에 따라 감정을 진행한 후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밝힌 자신들의 결론이 채택되지 않자 검찰의 수사가 '비과학적'이라고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9일자 보도자료에서 상세히 밝힌 것처럼 '미인도' 수사 과정에서 현재 가능한 거의 모든 과학감정 기법을 동원한 바 있고, 소장이력까지 철저히 규명해 수사결과를 발표했던 것"이라며 "특정작가의 그림들 간에 '차이'가 있다는 것과 '위작'이란 이야기는 서로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미인도'의 소장이력, 훨씬 다양한 방식의 과학감정과 안목감정, 미술계 전문가와 사건 관계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 후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외국 감정업체의 감정의견도 면밀히 검토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 페니코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광학연구소장은 "'미인도'의 밝기 분포, 눈의 흰자위 두께, 작가 팔 길이에 따른 눈동자의 지름 등을 다른 9개의 진품 그림과 비교해 확률적 수치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위작"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또 "뤼미에르 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다중 스펙트럼 고화질 카메라를 개발해 1650층의 단층을 들여다보는 기술을 보유했다"며 "반면 검찰이 활용한 적외선 촬영은 세밀한 층간 연구를 못 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62)씨의 요청으로 지난 9월20일부터 26일까지 방한해 특수 카메라로 '미인도'와 진품 9점을 스캔 촬영한 후 각 사진 이미지를 수치화하는 방법으로 분석과 패턴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인도'가 천 화백의 1981년 작품인 '장미와 여인'을 보고 제작한 위작으로, 명암대조의 표준편차값 등을 확률계산식에 대입해보면 진품 가능성은 0.00002%란 감정 의견을 도출해 검찰에 보고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검찰은 19일 작품 소장이력 조사,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감정, 미술계 전문가 자문,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와 위작자를 자처해 온 화가 권춘식(69)씨의 조사내용 등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는 진품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김씨가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 6명을 상대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한 결과 이날 정모(59) 전 학예실장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피고소·고발인 5명을 혐의없음으로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장 페니코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광학연구소 소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위작 미인도 사건에 감정보고서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공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도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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