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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수전도 의혹투성이
적자에도 미르 출연…CS의 역할론에 의문…결국 박삼구 품에?
2016-12-04 14:28:19 2016-12-04 14:37:04
지난달 22일 2016 메세나대회에서 박삼구 한국메세나협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미르재단 출연 등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정·관계 게이트 의혹이 꼬리를 문다. 금호타이어도 금호산업처럼 결국 박 회장에게 저가 인수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매각주관사 수의계약부터 의도적인 실적 누락, 주가 누르기 의혹 등 뒷말도 무성하다.
 
글로벌 빅4인 컨티넨탈이 탈락해 다소 맥이 빠진 가운데 현재 인수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들의 금호타이어 실사가 진행 중이다. 흥행카드가 조기 탈락되면서 채권단의 매각 의지에 대한 의혹이 깊어졌다. 흥행이 실패하면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만 유리해진다. 배경엔 박 회장과 인연이 깊은 매각주관사(CS)가 있다. CS는 노무라증권 시절부터 금호의 굵직한 일감을 맡아 온 이경인 상무를 영입했다. 이 상무는 박 회장의 아들 박세창 사장과도 친분이 깊다는 전언이다. CS는 지난해 금호산업 일감도 맡았다. 
 
수의계약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난해 금호산업 매각주관사 입찰에서는 CS가 단독 응찰, 산업은행M&A실과 컨소시엄을 이뤄 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다른 투자은행에 들러리라도 서 달라고 했지만 산업은행이 직접 하겠다는데 누가 경쟁하자고 뛰어들겠느냐”며 “CS가 단독 수의계약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호타이어 건도 지난 2월 매각 타당성 실사기관 입찰만 있었고, 매각주관 입찰은 따로 없었다. 사실상 수의계약을 통해 CS가 실사기관과 매각주관을 동시에 맡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는 매각준칙에 어긋난다. 신속한 매각 진행이 필요할 때에만 예외다. 2014년 말 워크아웃 졸업 이후 내년 초 본입찰까지 2년여가 경과된 금호타이어의 경우 예외 규정에 적용하기 어렵다. 
 
오히려 채권단이 차일피일 매각을 미뤄 적기를 놓쳤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워크아웃 졸업 당시 흑자를 내던 금호타이어는 이후 적자 전환, 올 들어 부진은 더 깊어졌다. 경쟁사들에 비해 턱없이 부진한 실적은 일부러 회사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게 아니냐는 주주들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사측은 지난해 파업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지만 노조에선 당시 재고가 많았다고 반박한다. 지난해 파업이 실시된 3분기 초 재고자산은 6024억원. 분기말 5433억원으로 9.8% 감소에 그쳤다. 5천억대 중반은 평년 수준이다. 사상 최장기 파업에 비해 경영진의 대응이 미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이 끝난 직후 파는 게 상식인데 박 회장을 기다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역분식회계 조작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워크아웃 졸업 직후 지난해 1분기말 영업자산·부채로 인한 현금이 유출로 전환돼 현재까지 마이너스 장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당시 영업자산과 부채의 변동은 적었는데 실제 현금이 빠져나간 폭은 지나치게 컸다. 영업자산과 부채는 외상으로 제품을 사고 파는 게 주요 내역으로, 이 부분에서 회계 조작이 쉽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매도 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지난 7월 공매도 공시제도가 시행된 이후 금호타이어는 줄곧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잔고 순위 10위권 안에 포함돼 있다. 
 
이는 박 회장과 정·관계 유착에서 파생된 의혹들이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는 적자인 상황에서도 최순실 사태를 빚은 미르재단에 기금을 투척했다. “사업적 투자는 뒤로 미루며 로비에만 힘써왔다”는 비판과 연결된다. 박 회장이 최씨 측과 직접적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 공소장을 보면, 대통령과 면담한 9개 그룹에 대한 초기 재단 출연이 진행되다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이 갑자기 금호 등을 ‘반드시 추가시키라’고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지시한다. 출연 기업들이 쟁쟁한 10대그룹 중심으로 편성된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과의 잡음도 있다. 금호 계열사들은 연초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을 다수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산업은행 고위직 출신에 금호산업 매각 법률자문을 했던 태평양 고문도 포함됐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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