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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민간회복이 관건..금리인상 내년에
금통위, 기준금리 9개월째 동결
"금리인상, 내년 상반기 중 있을 것"
"신종플루, 경기회복 복병될 수 있어"
2009-11-12 14:19:21 2009-11-12 18:26:21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올해 3월부터 2.00%로 내려온 기준금리가 9개월째 동결됐다. 세계경제가 호전되고 국내 사정도 나아졌지만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 출구전략 국제공조, '나홀로' 금리인상 어렵다
 
국제적으로 호주, 노르웨이 등이 금리인상을 통한 출구전략을 시행했지만 대부분 선진국은 '아직'이다. 미국 실업률이 10%를 넘어서는 등 경기 불황에 따른 여파가 남아있고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회복을 나타내는 지수들은 "기저효과로 인한 것일 뿐 회복세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유럽, 일본의 은행들이 기업 여신에 대해 활발하지 않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국제 공조로 인해 단독 인상을 시행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국 회의(G20) 등 국제 공조가 강화되면서 금리 인상을 통한 출구전략 공동시행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입장이 대다수다.
 
특히 한국은 차기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국제공조 조정자 역할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쉽사리 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국내 경기 개선 뚜렷.. "낙관은 금물"
 
금통위가 바라본 국내 사정은 상당히 낙관적이다. 수출 및 내수 등 생산활동이 개선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 물가 역시 3개월 연속 2%대를 보이며 한은의 정책목표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10월 생산자물가도 4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0월 들어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등이 제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부동산 가격 오름세 역시 주춤하고 있다.
 
10월 주택가격 상승률은 전월대비 0.4%를 기록, 9월 0.7%에 비해 낮아졌다. 특히 'GDP 서프라이즈'로 얘기되는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은 7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4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경상수지가 400억 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향후 성장 경로. 즉 정부 재정지출에 의존해 경기회복을 더 이상 꾀할 수 없는 만큼 민간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2, 3분기는 정부 지출 효과가 켰으나 4분기에도 재정지출을 계속해 경기부양을 할 수 없다"며 "4분기에는 성장 속도가 상당히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재정효과가 사라지면 민간 부분이 얼마나 이를 받혀줄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민간 자생력의 회복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올 하반기부터 경제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을 할때마다 단골처럼 말했던 '경제의 불확실성 상존' 역시 민간 자생력 회복이 전제된 얘기다.
 
2, 3분기 경기회복세가 재고조정에 따른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민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섣불리 단정짓긴 어려운 상황이다. 뚜렷하게 살아나고 있는 민간 자생력의 징조가 보일때까지 당분간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 "금리인상, 내년 상반기 중"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기준금리를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미뤄질 진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년 언제쯤 금리인상이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중앙은행은 3~5년 후 경제 상황을 전망하며 결정한다"며 "민간자생력이 (경기회복을) 뒷받침해줄 지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금리 동결로 주택, 토지 등에 대한 버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저금리기조가 가져오는 이득이 손실보다 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연내는 어렵고 내년 상반기 중에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반면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호전세는 일부 수출기업에 한정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이후에 출국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출구전략 시점을 본격적으로 언급했다.
 
◇ 한은 "신종플루, 경제에 충격 줄 수 있어"
 
한은은 경기 회복에 신종플루가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이미 분석한 자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한은 내부에서 분석된 자료에 따르면 겨울이 다가오면서 최근 2~3주처럼 상당히 빠르게 퍼지면 '의미있는' 충격이 될 수 있다"며 "GDP의 0.X%만 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 연구위원은 "신종플루로 인해 서비스업 성장 지체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고, 이 교수는"송년 모임이 잦은 음식점 등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경제에 끼칠 수 있는 파급력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신종플루의 영향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놨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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