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운다고 바로 달려가면 안돼…스스로 달랠 기회를"
젖먹이 때부터 식사·수면 리듬 존중해줘야
2016-08-16 06:00:00 2016-08-16 08:53:29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아이에게 언제 젖을 먹이는가 하는 것은 부모들 사이에서 언제나 뜨거운 논쟁거리다. 정해진 시간에만 수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아이가 배고플 때마다 먹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프랑스 부모들은 어떤 빈도로 아기에게 수유를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대략 4개월부터 대다수 프랑스 아기들은 정해진 시간에만 먹는다. 마치 전 프랑스 유아 식사시간이 정해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 통상 오전 8시, 정오, 오후 4시, 오후 8시에 식사한다. 프랑스인들의 4~5개월 아기의 수유 일정은 이것 하나뿐이다.
 
또 프랑스에선 '먹이기'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소에게 건초를 던져주는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유가 아닌 식사라고 부른다. 그 식사 일정 역시 성인의 아침과 점심, 저녁에다 오후 간식을 하나 넣은 형태다. 즉 프랑스 아기들은 생후 4개월 무렵부터 평생 맞춰 살아갈 식사 일정을 따르는 셈이다. 이 정도면 틀림없이 국가 차원의 아기 식사 캠페인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작 프랑스 부모들을 만나 물어보면 굳이 어떤 지침을 따르려는 게 아니라 아기의 리듬에 맞추다보니 대략 식사시간이 비슷해진 것 같다는 식의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다.
 
더 어려운 수수께끼는 프랑스 아기들이 어떻게 4시간이라는 긴 공백을 기다리는가 하는 점이다. 보통 한국 아기들을 떠올리면 울며불며 당장 난리가 날 것이고 그것을 보고 있는 부모들은 전전긍긍할게 뻔하다. 프랑스에선 거의 모든 곳에 수많은 기다림이 존재한다. 아기가 깨어나 울면 부모는 잠시 기다린다. 한 번 젖을 먹고 다음까지 아기는 긴 시간을 기다린다. 식당에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보채거나 칭얼대지 않고 기다리는 수많은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같이 즉각적인 만족에 대한 욕구를 자제할 수 있도록 습관화시키는 교육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차분하고 회복력이 좋아진다. 보통 아이들은 원하는 걸 즉시 얻어 내면 차분했다가도 몇 초 만에 돌연 신경질적으로 변해버리곤 한다. 미국에선 유모차에서 내려달라고 악을 쓰는 아이들, 갑자기 도로를 내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 아기들은 원하는 걸 즉각 얻지 못해도 신기할 만큼 침착한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어린 아이들은 동반한 어른들과 차분히 커피를 마시고 조용히 대화를 나눈다. 기다림은 심지어 양육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집단적으로 아이들로 하여금 기다림을 행복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교육을 이뤄낸 것이다.
 
수유 말고도 프랑스 아기들은 생후 4개월이면 깨지 않고 12시간을 내리 잘 잔다. 한국 부모들이 들을 땐 그저 말도 안 되는 기적의 얘기일 뿐이다. 한국에선 밤과 낮이 바뀐 아이도 적지 않고 12개월 동안 단 하룻밤도 푹 자지 않아 부모들이 고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프랑스 부모들이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밤에 잘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부모들은 밤에 깨어나는 것은 초기의 아주 일시적인 현상일 뿐 아이의 특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부모들 모두 최악의 경우라도 생후 6개월 이전에 밤새 잘 자게 되는 게 당연하다고 믿는다.
 
프랑스 부모들은 낮 동안 환한 곳에 두고 밤에는 어두운 곳에 두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 출생과 동시에 아기를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아기 본연의 리듬을 따라가라고 한다. 처음 6개월까지는 아기의 수면 리듬을 존중해줘야 한다. 그러려면 밤마다 칭얼대는 아기에게 곧장 달려가지 말아야 한다. 아기 스스로 마음을 달랠 기회를 가질 틈도 없이 반사적인 반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기가 울면 곧바로 달려가 아기를 안아주는 것은 엄밀하게 말해 관찰이 아니다. 잠깐 멈추기가 필요하다. 이는 일찍부터 사용하면 아기의 수면에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낸다. 늦은 밤 일어나는 소란에 부모가 조금만 덜 반응하면 아기는 대체로 잘 자지만 곧장 달려가는 부모일수록 그 아기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반복적으로 깨기 쉽다.
 
잠깐 멈추기가 필요한 이유는 본래 아기는 자는 동안 많이 움직이고 소리도 많이 낸다는 사실과 관계가 있다. 정상이고 괜찮은 상태다. 따라서 아기가 작게 우는 소리를 낼 때마다 부모가 달려가 안아준다면 그 행동이 오히려 아기를 깨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아이들은 약 2시간 정도 지속되는 수면 사이클 사이 사이에 깬다는 것이다. 아기가 이 사이클 사이를 연결시키는 법을 터득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 칭얼대거나 우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부모가 이것을 배고픔이나 스트레스의 신호로 해석하고 곧바로 뛰어들어 아기를 달래준다면 아기 스스로 수면 사이클을 연결시키는 방법을 배울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각 사이클 말미마다 어른이 찾아와 달래줘야만 다시 잠이 들도록 길들여지는 것이다.
 
갓 태어난 신생아는 스스로 수면 사이클을 연결할 수 없다. 그러나 약 2~3개월이면 그 방법을 터득한다. 물론 당연히 배울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만 해당한다. 일단 한 번 잠드는 법을 터득하면 다음에는 저절로 수월하게 해낸다는 것이다. 물론 때때로 한밤중이라도 젖을 먹이거나 품에 안아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전애 잠깐 멈추고 지켜봄으로써 정말 필요로 하는 게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사이클이 끝나서 그러는 건지 확실히 알 수가 있다. 아기의 요구가 계속 지속된다면 당연히 먹여야 한다. 아기가 자지러지듯 울 때까지 방치하라는 것은 아니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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