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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단절 없다' 메이저 누비는 '전직 KBO 용병'
국내서 뛴 하렐·스와잭, 풍부한 경험 무기로 빅리그 복귀
2016-07-12 12:07:44 2016-07-12 12:07:44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여건상 이전보다 작은 규모의 팀으로 옮겨도 추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는 것을 국내 프로야구가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문제없이 현재 메이저리그를 누비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지난해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각각 활약했던 루카스 하렐(31·애틀랜타 브레이브스)과 앤서니 스와잭(31·뉴욕 양키스)이다. 둘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경쟁력 있는 마이너리그 성적을 내세우며 최근 빅리그로 호출됐다. 하렐은 마이너리그 트리플 A와 더블 A 3개 팀을 거치는 혼란 속에서도 5승 2패 평균자책점 3.06을 올렸고 스와잭은 팀 산하 트리플 A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지만, 기회를 부여받았다.
 
하렐은 지난 3일(한국시간) 약 2년 만에 메이저리그로 올라오자마자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이후 3년 만에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8일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도 승리를 따내진 못했으나 7.2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시즌 성적은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32다. 13.2이닝을 던지며 10개의 삼진을 빼앗았고 볼넷은 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지난달 8일 승격한 스와잭은 양키스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11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했다. 12.2이닝을 던지면서 14피안타 8자책점을 내줬다. 홈런을 무려 4개나 맞은 스와잭은 볼넷 2개를 내줬으나 삼진을 14개나 빼앗으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최근 2경기 실점하며 3점대던 평균자책점이 5점대까지 치솟았다.
 
빅리그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지만, 지난해 이맘때 둘은 같이 잠실벌을 누볐다. 하렐은 지난해 LG 선발진 한 축을 맡으며 30경기 10승 11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구위 자체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시즌 내내 다혈질적인 성격이 문제가 되며 올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지난해 6월 유네스키 마야(35)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국내 땅을 밟은 스와잭은 20경기 5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한 뒤 포스트시즌에서 '태업 논란'을 낳으며 한국을 떠났다.
 
한국에서도 수준급 성적을 내지 못한 둘이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었던 배경엔 풍부한 경험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이는 리그를 주름잡는 마이너리그 성적을 못 올리고도 이 둘이 빅리그로 승격한 이유기도 하다. 사실 하렐과 스와잭은 국내에 오기 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다. 빅리그에서만 60경기 넘게 선발로 뛰었던 하렐은 2012년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10승 고지(11승 11패)를 넘긴 풀타임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출신이다. 메이저리그 출전 경기 수가 190경기에 달했던 스와잭도 2013년 미네소타 트윈스 불펜에서 뛰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2.91을 찍었다.
 
한국에 진출하기 전 둘은 빅리그에서 입지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였다. 30대 문턱에 올라선 프로 선수들인 둘에게 기약 없는 메이저리그행보단 적절한 연봉을 안기는 한국행은 해볼 만한 선택이었다. 기량이 갑자기 떨어져 한국을 택했다기보다는 상황 자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결국, 하렐과 스와잭에게 지난해 한국행은 경력 단절이 아닌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루카스 하렐(왼쪽)과 앤서니 스와잭.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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