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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0 vs. 수도권 327…심화되는 청약시장 양극화
지방 중소도시, 청약 미달·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 잇달아
"일부 과잉공급 지역 미분양 대거 발생할 수도"
2016-05-30 16:18:20 2016-05-30 16:18:20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시장이 우려하던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청약시장이 대체로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돈 되는 곳'에만 쏠리면서 부터다. 억대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 거래가 작년보다 40%가량 증가했지만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청약통장이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은 곳이 생기고 있다. 심지어 분양가보다 싼 값에 분양권이 거래된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59개 단지가 공급된 5월 분양시장에서 17개 단지(28%)가 순위 내 마감되지 못 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5월 미달률(19%)에 비해 8.9%p가량 증가한 수치다.
 
충북 진천군 '충북진천 우방아이유쉘(92가구)'과 전남 진도군 '진도 청림 모드니애(47가구)'의 경우 단 한 명도 청약접수를 하지 않았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제주, 경남 창원도 마찬가지다. 제주에서는 '제주일도 캐슬 휘닉스'의 청약경쟁률이 0.13대 1에 그쳤으며, 창원에서는 '마산월영 사랑으로 부영'이 4296가구 모집에 3343명만 청약접수하면서 미달률이 77%에 달했다.
 
수도권 역시 안전진대가 아니었다. '민락2지구 대광로제비앙'이 0.08대 1, '평택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0.95대 1, '양주신도시 리젠시빌 란트' 1.17대 1 등도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이에 반해 부산 연제구 '거제 센트럴 자이'의 경우 1순위 기준 올 들어 최다 청약인원인 12만여명이 몰리면서 32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는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꿈에그린(A2, 262대 1)', 부산 동래구 '힐스테이트 명륜(164대 1)' 등 세자리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속출하기도 했다.
 
수도권에서도 '동탄신도시 동원로얄듀크 1차(71대 1)'나 '광명역 태영데시앙(36.6대 1)', '래미안 센트럴 스위트(36.1대 1)' 등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살기 좋은 곳'에 청약통장이 몰린다기보다 2014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분양시장 호조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청약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단순하게 거주 목적으로 '살기 좋은 곳'에 청약을 받는 실수요자보다는 이어지는 호황에 단기투자수요들이 '돈이 될 만한 곳'에 몰리면서 청약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초 우려했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6월부터 또 분양물량이 대거 예정돼 있어 '돈 되는 지역'에 대한 쏠림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리얼투데이 분석결과 올 들어 4월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분양권 4만1795건 중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거래는 2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건)에 비해 40%가량 늘어났다.
 
특히 억대 웃돈이 붙은 아파트의 97%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거래됐다. 작년에는 억대 웃돈 거래의 약 20%가 충남(8건), 부산(6건) 등 지방에서 이뤄졌지만, 올해는 지방에서 억대 웃돈이 붙은 거래는 6건에 불과했다.
 
지방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시세가 낮아진 케이스)'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이 기간 분양가보다 낮게 거래된 분양권은 모두 402건으로, 이 중 204건이 지방 아파트 거래였다. 작년에 비해 16.4%p 늘어났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시장 수요자들의 자금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투자수요를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추세대로 분양물량이 늘어나면 일부 과잉공급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며 "청약자들의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지만, 건설사들도 지역에 따라 공급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청약미달 단지와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충남 지역 한 분양 단지 견본주택 내 상담석.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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