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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해외 나간 북한 근로자들, 어려움 견딜 수 없는 상황"
우간다 교민간담회서 대북 자극 발언
2016-05-29 12:33:12 2016-05-29 22:04:52
[뉴스토마토 황준호기자]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두번째 방문국인 우간다에서 북한을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정부가 북한의 거듭되는 군사당국회담 제안을 거절하는 한편 꽃게잡이철을 맞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박 대통령의 말은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우간다에 도착한 후 수도 캄팔라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대표 접견에서 지난 4월초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 사건을 거론하며 “여러 나라에 외화벌이로 가 있는 북한 근로자들이 자꾸 이탈을 해가면서 어려움을 도저히 더 견딜 수 없는 그런 상황을 우리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의) 민생이 너무너무 어렵다 보니까, 아시다시피 지난번에 중국에서 13명이 가족도 아닌데, 얼마나 그런 탈북을 도모하기가 어렵겠습니까. 그런데도 하나가 되어 13명이 한꺼번에 탈북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에) 달러가 들어가면 주민 민생을 위해 쓰이기보다는 핵개발에 자꾸 쓰이니까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그것을 차단하면서 변화를 촉구하는데 많은 나라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내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더욱 변화를 촉구함으로써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지, 이번 기회를 그냥 흐지부지 가게 되면 북한은 지금도 핵보유국이라고 하는데 완전히 핵능력을 고도화시켜 더 이상 손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28일 ‘통첩장’을 발포해 전날 NLL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단속정에 남측이 가한 경고사격을 강력히 비난했다. 총참모부는 "한 문의 포도 장비하지 않은 연락선을 대상으로 감행된 군사적 망동은 철두철미 북남 관계를 악화시키고 조선반도의 긴장 상태를 더욱 격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계획적인 흉계"라며 "지금 이 시각부터 서해 열점수역에서 아군 해상군사분계선을 0.001㎜라도 침범하는 모든 괴뢰함정에 대하여 경고 없이 직접 조준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북이 서해에서 이같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박 대통령의 자극적인 발언까지 겹치면서 군사분계선 일대의 긴장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5월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제안하는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관철시키기 위해 군사적 도발을 꾀할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북한은 28일에도 대화 제의를 거부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아프리카 순방 두번째 국가인 우간다에 도착해 수도 캄팔라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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