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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플랫폼의 홍수…생태계 경쟁 격화
가상현실·인공지능·사물인터넷 놓고 격전…플랫폼 춘추전국시대
2016-05-19 17:05:21 2016-05-19 17:05:21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IT 플랫폼이 범람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사물인터넷 등 신시장을 선점하고자 각자의 생태계를 표방하면서다. 스마트폰 시대에서 구글과 애플의 OS(운영체제) 플랫폼 파괴력을 경험한 학습효과도 기인했다. 
 
가상현실(VR)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구글이 새 기치를 세웠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가상현실(VR) 플랫폼 ‘데이드림’을 공개했다. 데이드림은 안드로이드폰을 끼워 VR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헤드셋이다. 향후 앱 형태로 스마트폰에서도 VR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 HTC, 샤오미 등이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만들 것이라고 구글은 밝혔다.
 
삼성전자는 페이스북과 손잡고 한발 앞서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달 기어VR 사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초반 기세가 좋다. LG전자도 360VR을 출시하고 VR콘텐츠 개발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구글은 출발이 늦었지만 기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활용, 빠르게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OS 경쟁도 재점화되고 있다. 타이젠 점유율이 1%에도 못미치는 삼성전자는 포기하지 않고 신제품을 내놓는다. 타이젠의 간판 스마트폰 Z2와 Z5가 연내 출격할 전망이다. 타이젠을 탑재한 웨어러블 기어핏2도 내달 출시된다. 샤오미는 자체 OS인 미유아이(MIUI)의 새 소프트웨어 개발 툴(SDK)을 공개하며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 텐센트, ARM 등도 자체 OS 개발을 지속 추진 중이다.
 
알파고로 달아오른 인공지능 시장도 플랫폼 경쟁이 촉발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음성인식, 이미지 분석, 번역 기능을 수행하는 ‘머신 러닝 플랫폼’을 발표했다. 페이스북도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인 ‘챗봇’을 공개해 지난해 출시된 아마존의 ‘알렉사’와 경쟁한다. IBM은 헬스케어 니즈에 대응하는 ‘왓슨 헬스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플랫폼 경쟁의 최대 격전지는 사물인터넷이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주도해온 OIC와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 LG전자 등이 참여한 올씬얼라이언스가 사물인터넷 기기 기술표준을 두고 2014년부터 겨뤄왔다. 지난 2월 OIC가 OCF로 변경되며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 일렉트룩스가 참가, 합병의 기운이 감돌기도 했다. 3사는 그러나 올씬얼라이언스에도 아직 가입돼 있어 양쪽 진영이 유지되고 있다.
 
기술 표준을 확보한 쪽은 향후 플랫폼 생태계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반도체의 경우 표준특허를 다수 보유한 퀄컴이 로열티를 요구하며 경쟁사들을 견제해왔다. 플랫폼을 선점하면 시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발전된 성능을 구현하며 후발주자를 따돌리기도 수월해진다.
 
데이브 버크 구글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총괄부사장이 18일(현지시간) 개발자회의에서 새로운 OS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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