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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부른 더민주 당선자들
'뿌리' 광주에서 당선자 워크숍 개최…지역 인사들 쓴소리 이어져
2016-05-12 17:32:53 2016-05-12 17:44:59
[광주=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90% 이상 몰표를 몰아줬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보인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 패배는 예견된 것이다. 수권 정당의 능력이나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20대 총선에서 국회 입성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들을 앞에 두고 광주지역 인사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12일 광주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민주 당선자 워크숍은 원내 제1당이됐다는 환호 보다는 자숙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당의 뿌리인 호남지역 전체 28석 중 3석 확보에 그친 더민주는 광주에서 당선자 워크숍을 여는 것으로 호남 민심을 되돌리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 워크숍의 테마는 경청과 반성, 거듭남”이라며 “호남에서 패배한 정당으로서 겸허히 경청하고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드리러 광주에 왔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인사들을 초청한 민생청취 행사에서 토론자들은 더민주의 호남 패배 원인을 두고 무능과 총선 전략의 부재 등을 꼽았다. 신선호 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무능한데 오만하기까지 한 권력을 심판한 것”이라며 “광주가, 호남이 더민주의 텃밭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제는 무조건 표를 주지 않겠다는 표현”이라고 진단했다. 탁영환 전 광주교육대 정치학 외래교수도 “더민주가 호남에서 패배한 것은 호남민들의 요구를 지금까지 건성으로 듣고, 남 탓을 많이 한데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실체를 두고 지속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친노패권’이나 ‘반 문재인 정서’가 호남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토론 내용이 이어지자 당선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기도 했다. 한 초선 당선자는 토론회가 끝난 후 기자에게 “당선자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 같다”며 토론 내용을 우회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토론 사회를 본 박광온 의원도 “계파에 대해서는 토론자들이 말한 부분과 약간의 시각차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당선자들은 호남 민심을 얻지 않고서는 정권교체가 힘들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하는 모습이었다. 박 의원은 “진심으로 반성하면서 맞는 회초리는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지만 건성으로 맞는 것은 내성만 생긴다”며 “참석자들이 겸허하고 반성하면서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당선자들은 윤상원 열사의 묘비 앞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의 제안에 따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도 했다. 당초 계획된 것이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 원내대표는 “이 노래가 윤상원 열사 추모곡인데 묘비 앞에 서니 울컥해서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더민주는 13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회동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요청할 방침이다. 우 원내대표는 “독립군 후손들에게 독립군가를 부르지 말라는 것과 같다"라며 “추모곡은 영령들이 듣고 싶은 노래를 불러야 한다. 왜 이게 이슈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당초 건강 문제로 불참할 예정이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특강을 통해 “‘문제는 경제다’라는 구호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상황에서 선거 구호가 실종되면 절대 그 당에 지지 보내지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경제 문제에 주력할 방침임을 밝혔다. 행사장에서는 당선자들에게 김 대표의 저서인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가 배포되기도 했다.    

 

12일 광주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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