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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손 잡은 새 원내대표들, 국회 주도권은 샅바싸움
우상호-박지원-노회찬 연쇄 만남…국회 원 구성 쟁점 서서히 달아올라
2016-05-09 15:50:15 2016-05-09 15:58:15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말고 생산적이고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신임 원내대표들이 20대 국회 개원일을 3주 앞둔 9일 연쇄회동을 갖고 새 국회 운영의 모토로 ‘민생’과 ‘경제’를 내세우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의당 대표실에서 노회찬 원내대표를 만나 “경제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위기를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정책과 법안이 쏟아져 걱정”이라며 “우리가 이런 일에 있어서 (원칙을) 잘 지켜가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앞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국가·국민을 위해 진짜 잘 해야 한다’는 박 원내대표의 말에 “국민들의 고단한 삶에 도움되는 정치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화답했다.

 

야3당 원내대표들은 20대 국회 운영 방향과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저희(국민의당)는 캐스팅보트가 아니라 선도 정당의 역할을 해 나가야겠다"면서도 "제1당(더민주)에서 베풀어야지 적은 당에 '내놓으라'고 하면 안 되지”라며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등에 있어서 더민주의 양보를 압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더민주과 국민의당 모두가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협력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노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에게 “법사위원장은 대통령과 소속 정당이 같은 곳보다 야당에서 맡는 것이 국민들이 보기에 합리적이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야당은 법사위원장을 자신들이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문화위원회 등의 상임위를 분할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노 원내대표는 “원내교섭단체가 하나 더 늘었는데 상임위가 하나 더 늘어나면 국민이 어떻게 볼 것인지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어떤 곳은 사람이 몰리며 상임위별로 사람이 두 배 차이가 나는 상황은 제고가 필요하지 않나”고 언급했다. 이 문제에 대해 우 대표는 이날 다른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교문위의 경우 교육 이슈로 몇개월간 싸우면 문화 관련 법안이 한 건도 통과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상임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더민주는 이날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2000년대 중·후반 생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의 피해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더민주 양승조 가습기살균제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당대표 회의실에서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자들이 해당 기업을 고소한지 몇년이 지나서야 검찰은 요란스럽게 조사를 실시하는 상황”이라며 “여당인 새누리당은 가습기 피해자를 위한 특별법에 이제야 동의하고 청문회도 해야한다고 말한다”며 비판했다.

 

피해자들은 그간 정부와 국회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지금까지 국회는 물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무총리실을 쫓아다녔다”며 “지난 5년간의 방치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사고 발생 후 정부의 사과와 구제 방안이 없었음을 지적한 강 대표는 “19대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과 일반법이 통째로 환경보건법 시행령 하나로 뒤바뀌는 것을 보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짓밟히는 문제를 통감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문제가 가시화되기 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한 조치를 강구하고, 배상 문제를 개별 소송이 아니라 일괄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가해 기업이 폐업함으로써 배상을 청구할 대상이 없어진 문제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왼쪽 두번째)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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