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늦어도 9월초' 전당대회 열기로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서 만장일치 결정…김종인 "인격·예의 갖춰달라"
2016-05-03 17:03:08 2016-05-03 17:03:08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가 늦어도 9월 초에 개최된다. 그때까지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이끄는 현 지도체제가 유지된다.

 

더민주는 3일 국회 예결위원회 회의장에서 20대 총선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차기 전당대회 개최 일정을 논의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만장일치로 8월 말에서 9월 초에 정기 전당대회를 열되 '정기국회 전에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말했다. 연석회의 후에는 당 대표 회의실에서 당무위원들이 모여 전당대회 개최를 의결했다.

 

박 대변인은 “중재안이나 그런 것이 아니라 당무위원과 당선자들이 모여 만장일치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석회의는 관심이 뜨거웠던 것에 비해 별다른 논쟁 없이 40여분만에 끝났다. 김종인 대표와 정세균 의원 등은 회의 중간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정 의원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지 15분만에 회의장을 나오며 기자들에게 “잘 될 거에요, 별로 중요한 문제 아닌데”라는 말을 남겼다.

 

정 의원의 말대로 격론은 없었다. 박홍근 의원은 “3당 체제 하에서 전당대회 시기를 두고 논란 벌일 것이 아니라 더민주가 총선 민의를 받들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김 대표도 (전당대회를) 빨리 한다는 원칙을 밝힌 만큼 갑론을박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이에 안민석 의원도 지난달 29일 당내 4선 이상 중진의원 모임 결과를 전하며 “의견이 나뉘었지만 이것(전당대회 개최)이 더 이상 끌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다들 공감했다. 더민주가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 할 시기인데 ‘일찍 하자 늦게 하자’는 논란을 하면 국민들에게 좋게 보이겠는가”라며 8월 말·9월 초 개최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시절 사무총장을 지낸 윤호중 의원은 정당법과 당헌·당규를 검토해 9월13일 내로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법리적 해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지난 1월27일 출범한 ‘김종인 비대위’는 7개월여 만에 막을 내릴 예정이다. 이날 연석회의에서 김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그간 쌓여있던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나는 당 대표 되려고 온 사람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당 대표에 대한 추호의 관심이 없다”며 “그런 사람을 놓고 추대니 경선이니 하는 말을 듣는 것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를 빨리하느니 연기하느니 결정하기 위해 오늘 모였는데 나 자신이 비대위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 연기하는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며 “그렇게 바꾸자고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비대위를 해산하고 떠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은 참석자들을 겨냥한 듯 ‘인격과 예의는 갖춰달라는 말씀을 드린다’는 말도 했다. 김 대표는 당무위 후 ‘전당대회 전까지 계속 비대위 대표직을 수행할 것이냐’, ‘전당대회 후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더민주는 당무위에서 전당대회 일정 확정과 함께 경제비상대책기구 설치안도 의결했다. 박 대변인은 “구성권한을 당 대표에게 위임했다”며 "경제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어서 오늘 모두 모인 마당에 국민들에게 우리의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고 (경제를) 책임있게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자는 표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3일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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