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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현장-용산)'3선 관록' 진영, 조용한 표심 잡기
더민주로 이적에 평가 갈려…젊은층 긍정 반응 감지돼
2016-04-07 15:13:15 2016-04-07 18:49:18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서울 용산에서 3선을 한 진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유세 분위기는 조용했다. 얼굴을 알리려 애쓰지 않았다. 진 후보에 대한 용산의 민심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더민주로 당적을 옮긴 것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다.
 
봄비가 내리던 7일 오전 7시 진 후보는 지하철 이태원역 안에서 바쁘게 출근하는 유권자들을 향해 조용히 “안녕하십니까”라며 연신 목례를 했다. 3선 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 인지도가 높기 때문인지 떠들썩하게 자신을 알리는 여느 후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진 후보의 출근 인사에 반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년층이었다. 40대의 한 여성은 직접 진 후보 앞에까지 걸어와 “이번에는 다른 곳으로 가실 줄 알았는데 또 오셨네요”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70대의 한 남성은 진 후보를 보자 대뜸 “왜 그렇게 자꾸 싸우느냐. 이번에는 찍어주겠지만 싸우지 말고 잘 좀 해라”고 호통을 쳤다.
 
민원을 제기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진 후보에게 공인중개사 명함을 건넨 한 남성은 “뉴타운 3구역 재개발이 미뤄지면서 조합원들이 많이 욕을 하고 있다”며 원만한 해결을 부탁했다.
 
20대 후반의 한 유권자는 진 후보를 멀리서 바라보며 “멋있습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복지부 장관 시절 공약을 지켜야 한다며 청와대와 대립한 끝에 장관직을 던진 일을 언급하는 응원으로 보였다. 30대의 한 여성은 진 후보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2번을 표시하고 지나가기도 했다.
 
진 후보는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를 개혁하고 변화하는데 마지막 힘을 쏟으려 한다”며 “친박과 탈박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항상 주민 편에 서 있었다”고 강조했다.
 
진 후보에 대한 용산 유권자들의 민심은 여당을 탈당해 더민주로 옮긴 문제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었다. 12년간 몸 담았던 당을 버린 ‘배신자’라는 평가와, ‘오죽했으면 그랬을까’라는 동정론,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찍었을 텐데’라는 아쉬움까지의 감정이 교차했다.
 
이태원동에서 슈퍼마켓을 하는 60대 김모씨는 “12년간 해먹어 놓고 공천 못 받았다고 민주당으로 가는 건 아니지 않냐”며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찍었을 텐데 하필 그쪽으로 가는 건 뭔가”라며 혀를 찼다.
 
용산동에서 고가구점을 운영하는 40대 한모씨는 “차라리 유승민 같은 사람보다 더 소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일을 당했으면서도 다시 복당하겠다며 죽어도 그 당에서 챙겨 먹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나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광동에서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박모씨는 “용산에서 12년 동안 일을 잘 했다. 오죽 억울했으면 민주당으로 갔겠다. 민주당으로 갔다고 욕하지 않는다”며 “이번에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용산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정책특보를 지낸 곽태원 후보와 정의당 용산구위원장인 정연욱 후보, 민중연합당 용산구위원장인 이소영 후보도 열심히 표밭을 갈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서울 용산의 진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7일 이태원역 안에서 출근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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