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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의원 "그들은 통치를 정치라 강변해"
더민주 비례 2번에 김종인…'비상식적 셀프공천' 비난 빗발
2016-03-20 16:40:51 2016-03-20 17:17:17
새누리당의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한 후 탈당한 진영 의원이 20일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입당했다. 여당 현역의원이 야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은 16년만이다. 진 의원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이어 두번째로 더민주에 입당한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가 됐다.
 
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민주에 참여해 권위주의에 맞서는 민주정치, 서민을 위한 민생정치, 통합의 정치를 이룩하는 데에 저의 마지막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제가 추구한 ‘초심의 정치’는 완전히 좌초됐다”면서 “그동안 저 역시 권력정치에 휩싸였고, 계파 정치에 가담했으며, 분열의 정치에 몸담았다. 그들은 통치를 정치라고 강변하면서 살벌한 배격도 정치로 미화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저는 대한민국주의자로서 새 깃발을 들었다. 그 깃발을 함께 들 동지를 더민주에서 찾았다”면서 “저에게는 특정인의 지시로 움직이는 파당이 아닌 참된 정당정치가 소중하다”며 새누리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7대 총선 서울 용산 지역구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한 진 의원은 2004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의 초대 비서실장 출신으로 ‘원조친박’으로 분류된다. 2012년 대선 때는 당 정책위의장으로 대선공약 입안을 주도했고, 대선 승리 후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등 ‘실세장관’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하고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등 대선공약이 수정되자 진 의원은 장관 취임 6개월만인 2013년 9월 “책임을 통감한다”며 ‘항명사퇴’를 했다. 그 뒤 ‘비박’계로 돌아선 진 의원은 결국 이번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 됐다.
 
진 의원의 더민주 입당에는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호흡을 맞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진 의원의 컷오프 사실이 알려진 지난 15일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했고, 이튿날 바로 입당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당식에 함께한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몹시 반갑고 환영한다. 당에 굉장히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도 “평소 김 대표의 생각이 저의 생각과 상당히 비슷했다.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과 시대성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진 의원의 입당을 염두에 두고 그간 용산 공천 발표를 보류해온 더민주는 곧바로 그를 용산에 전략공천했다. 총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원조친박이자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진 의원의 더민주 입당은 단순한 수도권 1석이 아니라 정권 심판론과 당의 중도색채 강화 등 총선 국면에서 다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더민주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박경미 홍익대 교수, 2번으로 김종인 대표를 각각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역대 선거에서 비례대표로만 네차례 국회의원을 한 김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되면 비례대표로만 다섯차례 국회에 입성하는 진기록을 갖게 된다.
 
그러나 김 대표가 스스로에게 비례대표 2번을 부여한 것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 않은 셀프 공천”(김광진 의원)이라는 비판이 당내에서 터져나오고, 선출 방식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며 당 중앙위원회가 파행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진영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진 의원의 입당원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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