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객 선수금 빼돌린 상조업체 적발
할부거래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C사 운영자 기소
입력 : 2016-03-11 12:00:00 수정 : 2016-03-11 12:00:00
고객이 낸 선수금을 유용하고, 일정 비율의 선수금을 보전해야 하는 현행법을 피하기 위해 별도의 여행법인을 설립한 후 불법으로 영업한 상조업체 운영자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는 상조업체 C사와 여행법인 D사의 운영자 고(53)모씨를 할부거래에관한법률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5년 4월까지 C사의 선수금 보전의무를 피하려고 D사를 만들어 상조회원을 C사 소속으로 임의로 바꾼 후 예치기관에 회원과 선수금을 축소 신고하고, C사로 무등록 상조업을 운영한 혐의다.
 
고씨는 C사에 입금된 선수금으로 재정이 극도로 악화된 자신의 여행사에 8억5000만원을 부당하게 대여하고, 자신의 호텔 숙박권 6억4000만원 상당을 구매하는 등 15억원 가까이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것으로도 조사됐다.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금 3억원, 법인카드 사용료 6700만원 등 개인 용도로 선수금을 빼돌리고, 부인과 사촌 동생을 이사로 허위로 등재해 급여 3억4000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하게 하는 등 횡령한 사실도 밝혀졌다.
 
할부거래에관한법률은 상조업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누적 선수금 총액의 일정 비율을 은행 등 예치기관에 보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개정된 2010년부터 10%씩 비율이 증가해 2014년부터 50%로 늘었다.
 
이에 따라 1만5000여명의 고객에게 누적 선수금 134억원 정도를 받은 C사에는 67억원 이상이 예치돼 있어야 했음에도 실제로는 2.85%에 불과한 3억8000만원 정도만 남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C사 상조회원은 D사로 소속이 변경된 사실과 선수금이 보전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누적 선수금 기준 업계 40위권 수준이었던 C사는 결국 소속회원이 없어 지난해 7월 폐업했다.
 
고씨는 D사를 설립한 이후에는 만기 5년~10년에 매달 일정 금액을 내는 등 상조상품과 구조가 비슷한 '크루즈 여행상품'을 내세워 계속해서 C사 상조회원을 모집해 속칭 '돌려막기'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여행사를 세워 상조회원 소속을 임의로 변경하는 수법으로 선수금 보전의무를 면탈한 신종수법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크루즈 여행상품'을 가장한 무등록 상조서비스 실태가 밝혀진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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