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집권 3년 내내 전셋값 하락없는 유일한 정부
2013년 2월 부터 35개월 연속 상승…올해도 이어질 듯
2016-01-19 08:00:00 2016-01-19 08:00:00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현 정부 들어 1월 현재까지 단 한번도 전셋값이 내린 적이 없다. 직선제 실시 이후 대통령 집권 초 3년간 매달 집계하는 전셋값이 한차례도 하락하지 않은 정부는 이번 정부가 유일하다. 올해도 강세가 예상되고 있어 최장 상승 기록을 계속 경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집권 5년간 상승세만 이어가다 마감할 기세다.
 
1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전셋값은 35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전국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15.2%다.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집권한 정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금액으로는 전국 평균 4383만원, 서울은 7079만원 상승했다.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억2500만원이나 올랐다.
 
직전 정부인 MB정부의 경우 집권 초기 3년 간 전국 전셋값 평균 상승률은 12.6%로 현 정부보다 소폭 낮다. 집권 후 오름세를 유지하던 전셋값은 금융위기와 일부 지역의 입주량 급증으로 하락 전환했다. 2008년 2월 취임 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같은 해 11월 하락 전환, 이듬해 2월까지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이 시기에 '역전세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임대보증금 반환보증제도'(역전세대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집권기 전세시장은 역대 정부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003년 2월 취임 후 첫 2년 간 전셋값은 7.4% 하락했다. 집권 5년 간 5.4%가 상승, 역대 정부 중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참여정부 시절의 경우 주택수요가 아파트 매매에 몰리며, 전세시장은약세보합세를 나타냈다. 참여정부 5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56.2% 상승, 군부 마감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시장이 안정을 보인 대신 매매시장은 폭등에 따른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 정부 집권 첫 해였던 1998년 전세값은 18.4%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이 집계를 시작한 1986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해다. 주택 매매가 역시 12.4% 하락, 역대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매매가 폭락으로 투매가 성행, 신도시 개발 등 입주물량과 더해지며 전세 물량이 급증해 전셋값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매매가가 하락하면 전세가가 오르던 이전까지의 경험치가 외환위기로 사라진 것이다. 실직 등으로 소비를 줄여야하는 세입자는 가족 간 주거를 합치거나, 저렴한 외곽 주택으로 빠져나가며 하락세에 가속을 붙였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집권 2년 차인 1999년부터 주택시장이 리빌딩되며 급등기가 시작됐다.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역대 전셋값 최고 상승률인 16.8%가 이 해 기록됐다. 전 해 폭락분을 회복한 것이다. 2011년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6.4%를 찍기도 했다.
 
 
문민정부는 2003년 2월 취임 후 첫 12달 중 3달은 전셋값이 하락할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집권 5년 동안 연간 평균 상승률이 3.6%에 그쳤다. 분당, 일산, 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의 입주가 본격화되며 전셋값 상승이 제한됐다.
 
1기 신도시는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됐다.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200만가구 건설이 단행됐으며.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현 정부의 집권 후 전셋값 최장기 연속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난을 억제할 요소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세시장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입주량의 경우, 올해는 전국에서 총 27만1467가구가 입주한다. 지난해보다 2.2% 증가한 물량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은 2만3700가구가 입주하는 반면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멸실주택이 6만여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 전세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가 밀고 있는 중산층용 월세주택 뉴스테이는 2018년에나 입주할 예정이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전세난이 이번 정부들어 발생한 것이 아니다. 앞선 정부 초창기부터 이어져 왔고 4년이나 그 상황을 지켜보다 이어받은게 현 정부다"며 "6년이나 전세난이 지속됐지만 이를 막지 못하고 있고 큰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