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저무는 오너 드라이버 시대…떠오르는 '플레이슈머'
입력 : 2015-12-14 11:14:49 수정 : 2015-12-14 11:14:49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수입차 시장의 주요 구매층으로 자리잡은 2030 세대가 기성세대와 다른 소비패턴으로 자동차 시장을 기존 소유의 가치에서 경험의 가치로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소비 트렌드 변화와 자동차시장 영향' 보고서를 통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내수시장 소비 트렌드가 소유 가치 중심에서 경험 가치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과거와 다른 소비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는 카셰어링 서비스 성장을 주도하며 탈자동차사회화 현상을 주도하는 한편,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며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플레이슈머(Play-sumer:소비의 결과가 아닌 경험 자체를 즐기는 소비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소비성향의 변화는 자동차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이미 등장해왔다.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수입 병맥주 시장이 최근 각 점포별 고유한 맛을 지닌 수제 맥주에 밀리거나 일반 비누보다 수 배 에 달하는 가격을 불사하며 천연 비누를 찾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계를 형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명품백 열풍이 최근 시들해진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누구나 한 눈에 알아볼 만한 브랜드를 소유하며 만족을 느꼈던 과거와 달리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색다른 제품을 찾게 된 것. 이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유하는 행위자체에 그치지 않고 구매하는 과정과 사용 과정에서 오는 경험 자체를 즐기는 경향을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젊은 소비자가 이끄는 소비패턴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공유경제의 확산이다. 개인들이 제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과거와 달리, 소유하지 않더라도 경험 자체를 중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 자택의 일부 공간을 공유하는 에어 비앤비 등을 시작으로 의류나 책, 주차장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개인의 사용 경험이 고스란히 전달되며 추가적 공유 및 사용 욕구를 자극하는 점은 확산 속도에 불을 붙이는 요소다.
 
젊은 세대 소비자들이 주도해 확산 중인 공유경제 대표모델 쏘카(위)와 에어비앤비(아래). 사진/각 사
 
공유경제의 확산은 자동차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 2012년 시작된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는 첫해 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올해 약 166배 증가한 500억원 달성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지난 1년 사이 이용 건수 증가세는 20배에 달한다.
 
불필요한 구매를 공유로 대체한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은 스스로를 위한 작은 사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현상을 견인하기도 한다. 대중화된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니즈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제품을 위해 높은 금액을 지불하는데 망설이지 않게 된 것.
 
이는 2030세대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카셰어링 서비스 성장을 주도하며 탈자동차사회화 현상을 주도하는 반면, 수입차 구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는 현상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수입차 구매 연령대 중 17.65%를 차지했던 2030세대의 비중은 이듬해 20%를 돌파(20.38%)한 뒤 올해 27.71%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20대 소비자의 전체 자동차vs수입차 시장의 신규등록 대수 추이는 이들의 소비성향을 잘 나타낸다. 자료/한국사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차협회
 
반드시 필요하거나 꼭 원하는 차량이 아니라면 굳이 구입하지 않고 카셰어링 등의 서비스로 이용하고, 구매 의사가 생기면 수입 브랜드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예산에 맞춰 차량을 구입하던 기성세대의 소비 패턴과는 분명한 차이다.
 
협회는 최근 2030세대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1위로 미니가 꼽힌 점 역시 재미를 추구하는 브랜드 방향성과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니의 경우 독특하고 귀여운 외관 디자인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 제공해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는 차량을 꾸밀 수 있도록 각종 액세서리를 출시는 물론 미니 JCW와 쿠퍼S 고객 대상 드라이빙 아카데미 단계에 따른 멤버십 패키지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단계별 교육과정을 이수한 이들에게 그에 따른 자격과 라이선스 북 패치 등의 멤버십 패키지를 제공해 고객들의 소속감과 로열티를 높이고 있다. 단순히 고가의 외제차를 소유하는 허영심이 아닌 구매 과정은 물론 구매 후에도 제공되는 색다른 경험이 해당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김나연 이노션 캠페인 1본부 AP팀 부장은 "자동차 브랜드들은 어떻게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해 판매를 증대시킬 것인지 집중하는 게 아니라 차량을 통해 어떤 즐거움을 제공해 고객 로열티를 높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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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종

궁금한게 많아, 알리고픈 것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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