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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완벽함' 추구한 렉서스, 미국서 초기에 안착해 꾸준한 성장
2015-12-01 06:00:00 2015-12-01 06:00:00
렉서스의 출발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8월 토요타의 에이지 토요타 회장은 수석임원들에게 “세계 최고의 명차를 만들어 달라”고 지시하며 렉서스는 출발했다.
 
토요타는 고급차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이후 1400명의 엔지니어와 2300명의 기술자가 6년에 걸쳐 450개의 시제품을 개발한 끝에 LS400을 탄생시켰다. 테스트를 위한 주행거리는 무려 434만km에 달했다. 토요타는 이 과정을 거쳐 1989년 5월 미국 자동차 기자들을 데리고 독일 쾰른 토요타 사무소에서 LS400과 함께 렉서스의 출발을 알렸다.
 
LS400은 토요타가 내놓은 렉서스의 첫 차다. 렉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차량으로서 눈에 띄는 광고, 마케팅과 함께 고급 자동차의 격전지인 미국 시장을 공략할 렉서스의 첫 번째 차량이 LS400였다. 현대차(005380)가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번째 차로 최상급 차량인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를 내놓은 것과 같은 전략이다.
 
렉서스에 따르면 렉서스의 1989년 판매량은 1만6300대였다. 다음해에는 6만7000대를 판매한 렉서스는 LS400 출시 후 2년 만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고급 수입차로 부상했고, 1992년에는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토요타가 기대했던 기존 대중차 이미지를 빠르게 벗고, 렉서스 브랜드의 조기 안착이 이뤄진 것이다.
 
렉서스의 첫 번째 모델이었던 LS400. 사진/ 렉서스
 
렉서스의 브랜드 기본철학은 ‘끊임없는 완벽 추구’다. ‘렉서스’라는 브랜드명은 고급스러움을 뜻하는 럭셔리(Luxury)와 법·기준을 뜻하는 라틴어 렉스(Lex)의 합성어로 럭셔리(Luxury)의 기준(스탠다드) 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렉서스는 설명한다. 렉서스 코리아 관계자는 “렉서스라는 이름에는 더욱 안전하고 더욱 편안한 고급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바람을 현실화 시키고자 한 의지가 배어있다”고 말했다.
 
렉서스는 철저하게 미국 시장을 목표로 준비됐다. 기존 토요타와는 완전히 다른 전시장을 확충하기 시작했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한 직원 교육도 진행했다. 렉서스는 독자적인 판매망과 서비스망을 구축하며 고객에게 ‘차별화’된 대우를 받는 점을 강조했다.
 
렉서스는 딜러들의 고자세를 없애고 고객을 언제나 ‘손님’으로 대했다. 서비스에서는 차량 수리 기간에 고객에게 주는 렌터카로 일반 소형차 대신 렉서스 차량을 제공했고, 고객에게 세차까지 제공했다. 또 필요 시 렌터카와 호텔, 최대 사흘간의 식비 부담 등 ‘무상 긴급 출동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해다.
 
독보적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렉서스는 텔레비전 광고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LS400의 보닛 위에 물을 채운 와인잔을 올려 엔진을 고속으로 돌렸다. 와인잔의 물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광고에서는 ‘시속 145마일에 달하는 속도에도, 렉서스 LS400은 영혼을 뒤흔드는 것...그 외에는 별다른 흔들림을 주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 광고로 렉서스는 새로운 이미지를 얻어 더욱 유명세를 탔다.
 
미국 시장 맞춤형 브랜드로 출발한 렉서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는 9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물론 아직도 렉서스의 글로벌 판매량 절반 이상은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렉서스가 세계에서 판 58만2000대 중 53.2%인 31만대가 미국에서 팔렸다.
 
토요타는 렉서스가 미국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지 16년이 지난 시점인 2005년이 돼서야 렉서스를 일본 시장에 내놨다. 국내에서 먼저 출시한 뒤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현대차의 제네시스와는 대조적인 전략이다.
 
렉서스는 출범 초기 토요타의 색깔을 완전히 지운 채 치밀한 전략으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 기세를 바탕으로 렉서스는 승승장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졌다. 렉서스보다 30년 정도 늦은 시점에서 시작하는 제네시스에게 렉서스는 결국 여러 면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최고의 롤 모델이자 장기적으로는 뛰어 넘어야 할 존재다.
 
올해 도쿄모터쇼에서 공개된 렉서스의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LF-FC. 사진/ 렉서스 코리아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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