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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기아차'만 웃은 현대차그룹 "실적 바닥 찍었다"
2015-10-25 11:10:19 2015-10-25 11:10:19
현대차그룹이 3분기 실적발표에서 현대차(005380)는 암울했지만 기아차(000270)는 미소지었다.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012330)는 중국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이 나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4분기 본격적인 신차 효과와 함께 각국의 정책 지원이 이어져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엇갈린 실적, 이유는?
 
현대차의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8.8% 줄어든 1조50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0.1% 늘어난 23조4296억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4분기에 기록했던 1조2370억원 이후 19분기만의 최저치였다.
 
현대모비스도 중국지역 판매감소와 유로화, 루블화 등 이종통화 약세로 부진했다. 모비스는 올 3분기 매출액 8조4811억원, 영업이익 67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3% 줄었다.
 
반면 기아차는 3분기 매출액 13조1109억원, 영업이익 67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영업이익은 19.6% 늘었다. 이로써 기아차는 매출액은 2013년 2분기 13조1126억원 이후 9분기 만에,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7697억원 이후 5분기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주력 판매 차종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레저용차량(RV)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승용차가 주력인 현대차에 비해 스포티지와 카니발, 쏘렌토 등 RV 차량 판매 비중이 높은 기아차가 트렌드 수혜를 입었다.
 
기아차는 올 1~9월 누계 차급별 판매 비중에서 RV가 33.8%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 포인트 상승하며 비중이 더 커졌다. 현대차도 올 1~9월 판매 비중에서 RV가 19.9%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포인트 늘었지만, 승용차 비중이 73.7%인 상황이어서 RV 판매 호조 분위기를 온전히 판매 확대로 이어갈 수 없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카니발과 쏘렌토가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돼 판매단가가 상승하고 있고, 3분기 막판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신차까지 출시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며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영업이익을 비롯한 주요 손익관련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신차 효과와 정책 수혜 기대되는 4분기
 
현대·기아차는 긍정적인 4분기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3분기 말에 출시한 신차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중국 정부의 자동차 정책 수혜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신차에 대한 반응이 좋고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들이 시행돼 4분기부터 본격적인 신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형 투싼과 아반떼, 크레타 등 신차를 적극 활용하고, 품질경영과 브랜드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외부 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업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기아차도 4분기 전망을 밝게 봤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신형 K5와 스포티지 등의 판매가 늘어나 국내에서는 점유율 30%를 회복해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며 "중국은 소형차 구매세 인하 정책으로 현지 소형차 판매 비중이 70%인 기아차는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신차효과와 환율의 긍정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3분기에 소진된 재고영향으로 인센티브 지출 및 판촉비가 감소할 것"이라면서 "중국 공장의 가동률상승에 따른 회복세는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의 공통 화두는 ‘친환경차’
 
당초 현대·기아차는 폭스바겐 디젤차 파문의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를 전혀 기대하지 않고, 점차 가속화되는 친환경차 전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이어오던 개발 움직임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세계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다보니 특별한 반사이익은 없을 것"이라면서 "현대차는 이미 하이브리드, 수소차,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전 분야의 파워트레인 기술을 갖고 있고, 현재 7종인 친환경차 라인업도 2020년까지 22개 차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현대차와 같은 기조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지난해 발표한 2020로드맵에 따라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등 현재 4개에 불과한 친환경차 라인업을 추후 11종까지 늘릴 예정이고, 특히 내년에는 SUV형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출시하고 K5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 3분기 실적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대조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 뉴시스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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