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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그리스의 미래는 그리스에 달렸다
2015-07-21 14:43:34 2015-07-21 14:43:34
그리스 비극이 조금씩 진정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 받는다고 해도 시간을 벌었을 뿐, 부채위기가 완전히 진화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는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스 경제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경제성장률은 6년째 마이너스고, 수입이 수출의 175%에 달하는 만성적인 무역적자국이다. 부채비율은 GDP 대비 172%에 이른다.
 
올리브가 지천에 널려있지만 기름 짜는 시설이 변변찮아 올리브유를 수입하는 국가다. 제조업 기반은 너무도 취약하고 관광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산업구조는 여전히 문제다.
 
신의 직장인 공무원은 전체 직업 중 25%나 되고, 잠깐만 근무하고 나와도 재직 시 급여의 95%가 넘는 연금이 나온다는 퍼주기식 연금정책도 매번 도마 위에 오른다. 이렇게 공무원이 기승을 부리다 보니 기업 경쟁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부유층들은 탈세를 일삼고, 그리스 정부는 이를 제대로 잡아내지 않는다. 심지어 정치인과 대기업의 유착 및 부정부패도 심각하다. 이렇게 뇌물, 탈세 등으로 이룩한 그리스의 지하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이 모든 문제들이 그리스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다.
 
여기다 이제 그리스는 증세와 연금 삭감 등 치프라스 정부가 받아들인 긴축조치로 실물경제 여건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그리스는 5번이나 디폴트를 경험했다. 그때마다 늘 그리스 자체적인 자구책은 없었고 국제사회에 손을 벌렸다. 정치인들은 산업구조 개편 대신 포퓰리즘에 몰두하며 공공부문은 더욱 비대화됐고, 경기침체는 계속 이어졌다.
 
이번 금융지원도 국민들의 허리띠만 졸라매고, 정치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구조개혁이 없다면 파국을 연장할 뿐 4차 구제금융은 또 불가피할 것이다.
 
이제 그리스의 미래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과 피땀 흘리는 노력으로 그리스가 만들어야 한다.
 
이번 3차 금융지원이 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면 그리스는 계속해서 세계 경제의 골칫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리스는 먼 옛날 신들의 나라로 불리며 지중해를 제패했던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나라다. 이제 그리스는 더이상 '구제불능의 나라'가 아닌 '신화의 나라', '민주주의의 발상지',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의 나라'라는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김선영 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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