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 20일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후보직 사퇴로 4·29 재·보궐선거 판세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의 행보에 새누리당은 “옳지 못 한 일”이라며 반발했고, 새정치연합과 국민모임 측은 향후 사표(死票)의 행방에 주목하며 표 계산에 들어갔다.
이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절절한 마음으로 박근혜 정권 심판으로 야성 회복과 야성 단결을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후보 지지 의사에 대해서는 “특정 후보 지지를 밝히는 건 아니고 나의 호소에 누가 답하냐에 따라서 나를 지지하는 분들의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전 의원의 사퇴로 당장 관악을에 출마한 후보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2~5% 수준이었던 이 전 의원의 지지도는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관악을에 머물던 이 전 의원의 세력은 성남 중원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져, 고전 중인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는 더 어려운 싸움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 이 전 의원의 후보직 사퇴와 관련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관악을 지원유세 중 언론 인터뷰에서 “다른 당과 후보 단일화로 가게 되면 과거의 전례를 또 밟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 출마했다가, 사퇴했다가 장난도 아니고 그렇게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용득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후보도 사퇴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4·29재보선 관악을에 출마한 옛 통합진보당 이상규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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