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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벽에 방한홍마저..석유화학협회, 수장없이 국제행사
너도나도 '손사래'..방한홍 연임마저 꺾여
9월 임시 총회 소집..차기 회장 재추대키로
2015-03-23 18:41:19 2015-03-23 18:41:55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차기 회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석유화학협회가 결국 제18대 회장 후보를 선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기 총회를 개최한다.
 
당초 석유화학협회는 오는 8월까지 현 방한홍 회장(한화케미칼 고문)의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방 회장이 한사코 손사래를 친 데다, 그룹의 불편한 속내도 반영됐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에 협회는 오는 9월 임시총회를 열어 회장을 재추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오는 5월 석유화학협회가 주최하는 '2015 아시아석유화학회의(APIC)'는 손님들을 초대해 놓고 주인이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서 치르게 됐다. 일단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의장을 선출해 직무대행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땜질식 처방이다.
 
23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협회는 회장 후보를 선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는 26일 정기 총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사업결산과 올해 사업계획 등의 안건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회장 추대안은 제외한 상태에서 총회를 소집한다. 특히 국제행사인 APIC가 45일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행사를 이끌 의장도 이 자리에서 선출할 방침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총회 개최 전 2~3일 내 회장 추대자를 선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9월까지 충분히 시간을 갖고 후보군을 물색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APIC이 해외 석유화학 기업 수장들이 대거 참석하는 만큼, 부회장이 직무대행을 수행하기보다 국내 기업 CEO가 행사기간에만 의장직을 수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석유화학협회 회원사들은 이달 중순 방 회장의 임기를 6개월 연장하는 데 잠정 합의하고, 총회에서 확정한다는 방침이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회사 사정을 들어 회장직 수락을 고사하자, 대안으로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정영태 대화유화 사장으로 범위를 넓혔으나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들은 경영활동 전념과 송사 등의 이유를 들어 협회장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인선이 거듭 실패하자 회원사들은 지난달로 종료된 방 회장의 임기를 연장키로 잠정 합의하고 실행에 옮길 방침이었다. 오는 5월 아시아석유화학회의 개최 전까지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대내외적인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한 만큼 일단 '발등의 불'은 꺼보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고육지책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방한홍 회장의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권한이 이달 말로 종료, 고문직으로 물러나면서다. 더 이상 한화케미칼 수장으로서 대표성을 지닐 수 없게 된 데다, 그룹의 눈치도 살펴야 했던 사정으로 전해졌다. 이에 석유화학협회가 한화그룹을 찾아 양해를 구했지만 이마저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화그룹 측은 "경영 일선에서 고문으로 물러나는 만큼 개인의 의사가 중요하지, 그룹 차원에서 뭐라고 할 문제가 아니다"며 대외적으로는 선을 긋고 나섰지만, 한화케미칼 전직 대표가 업계를 대표하는 수장직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김창범 신임 한화케미칼 대표의 대표성과 대외활동 위축 등도 고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고문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현직 대표도 아닌 등의 이유로 회장직을 안 맡으시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룹에서도 석화협회 문제를 하라마라는 아니지만 그런 입장을 가진 모양이다. 그리고 회원사들이 돌아가면서 하고 있고, 굳이 현직 CEO도 아닌데, 협회를 이끌어가는 데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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