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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협회, 회장 인선 난항에 총회 '또' 연기
LG화학·롯데케미칼, 협회장직 고사..업황 침체에 너도나도 손사래
2015-02-24 07:00:00 2015-02-24 07:00:00
◇한국석유화학협회 부회장단.(출처=한국석유화학협회)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국석유화학협회가 차기 회장 인선을 놓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나같이 고사하면서 실타래가 얽혔다. 특히 오는 5월 개최되는 '2015 아시아석유화학회의'를 두 달여 앞둔 시점이어서 손님들을 맞을 호스트의 부재를 염려해야 하는 협회의 속은 바짝 타들어가는 모양새다. 
 
24일 한국석유화학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정기총회를 당초 다음달 5일에서 19일로 2주 연기키로 했다. 협회 정기총회는 통상 2월 중순 전후로 개최되며, 2년마다 한 번씩 협회장을 선출한다. 올해는 설 연휴가 겹친 데다, 차기 협회장 선임에 난항을 겪으면서 2월 말에서 다음달 초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정기총회가 두 차례나 미뤄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협회장 선출에 앞서 후보군 선정에서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장 선임은 회장단이 전년도 12월에 후보자를 논의해 1월에 회장을 선출하고, 총회를 통해 확정한다. 올해는 지난 1월 중순 회장단 회의를 통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을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예년에 비해 후보군 선정이 한 달 정도 늦춰진 셈이다.
 
문제는 당사자들이 한사코 협회장직을 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진수 부회장과 허수영 사장은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를 들며 거듭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역시 석유화학 업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이 대외활동에 선뜻 나서기 힘들어졌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최고경영진이 대외활동에 적극 나서지 않는 그룹 내부 분위기도 무시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석유화학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다른 후보군을 물색하기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현재 석유화학협회는 방한홍(한화케미칼 고문) 회장을 중심으로 박진수 부회장과 허수영 사장, 김현태 상근 부회장, 정유성 삼성종합화학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최중재 태광 사장, 박종국 여천NCC 사장, 정영태 대한유화 사장 등의 부회장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삼성종합화학은 한화케미칼로 매각이 진행 중이고, 한화케미칼과 여천NCC는 다음달 주총을 통해 새 대표이사가 선임될 예정이다. 인수와 인사를 앞둔 현 시점에서는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밖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 등도 협회장 선임 때마다 단골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나그룹과 송사에 휘말려 있고, 삼성토탈은 한화행이 예고된 터라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유례없는 인물난이다.
 
LG와 롯데 등 선두권 업체의 수장들이 협회장 선임에 난색을 표하자 석유화학 업계는 크게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대형 업체의 CEO가 협회장직을 맡아 업계 고충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협회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지만 현실은 비정하게만 전개되고 있다.
 
특히 협회는 오는 5월 대규모 국제행사인 '2015 아시아석유화학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 협회 안팎에서는 회원사 CEO들이 차기 수장 직에 손사래를 치자 상근 회장직으로 전환하는 안도 검토했지만, 이 역시 현재로선 불가능한 실정이다.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사회와 총회를 거쳐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빠듯하다는 판단이다.
 
석유화학협회는 협회장 선출에 진전이 없자 후보군을 다시 추림과 동시에 기존 거론됐던 인사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읍소가 실패할 경우 회장단과 주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재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회장단과 주요 회원사를 중심으로 신임 협회장을 물색해 왔지만 해당 후보로부터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오면서 협회가 직접 설득에 나서고 있다"면서 "두 후보가 끝까지 수락을 거절한다면 재선정 작업에 나서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새 후보군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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