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정리해 보여드립니다.>
이번주 글로벌 시장의 화두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였다. 집권 3년차를 맞이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는 성장률 목표를 7%로 낮추고 '속도'보다 경제의 '질'에 집중하겠다고 재천명했다.
그 동안 세계의 공장을 지내면서 겪었던 스모그, 식품불안, 과잉생산 등 고질적인 문제를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변화에 글로벌 산업도 변화가 불가피해보인다. 시장은 벌써 전인대에서 나올 구체적인 정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
▶중국 성장률 7% 낮추고 개혁에 '초점'
◇시진핑 중국 주석(왼쪽) 리커창 국무원 총리(오른쪽)
(사진=로이터통신)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 안팎으로 제시했다. 차이나데일리는 5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제성장률 목표는 지난해 제시한 7.5%에서 0.5%포인트 후퇴한 것이다.
리커창 총리는 "중국 경제의 뿌리깊은 문제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경제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목표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동시에 경기 침체를 두고 보진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지난해 2.1%에서 2.3%로 늘었고 광의통화(M2)공급량은 12% 늘었다.
리 총리는 "구조조정이라는 큰 틀의 경제 방향을 설정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새로운 원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中, 군비 포기 안해..두 자릿수 증액
성장률 외에 초미의 관심사는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이었다. 리커창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10.1% 늘어난 8868억9800만 위안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1년 전 증가율 12.2%보다 낮은 수준이나 규모로는 사상최대 수준이다. 일본의 3.4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경기침체에도 국방예산이 두자릿수로 증가한 것은 비정상적인 근대화"라며 "바다의 공군력과 핵전력 강화, 우주기술 개발 등에 예산이 집중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역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핵전력을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한 미 대사 피습..외신 반응 제각각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 참석했다가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씨에게 습격을 받았다. 이날 미국 CNN방송과 ABC뉴스 등 외신들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미 대사의 피습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해외 언론들의 반응은 각기 달랐다. CNN은 남북화해와 평화, 또한 한·미관계발전 방향을 주제로 한 행사에서 피습당했다는 점을 부각시켰고 AFP통신과 AP통신 등은 한미연합훈련 도중 일어난 점을 주목했다.
북한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김기종의 공격을 '정의의 칼 세례'라고 주장하며 반미기운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ECB 국채매입 개시..유로화 11년來 '최저'
유럽중앙은행(ECB)이 9일부터 본격적인 돈 풀기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0.05%로 동결하고,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최소한 내년 9월까지 양적완화를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물가상승률이 기대에 못미치면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이 소식에 유로화가치는 1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5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1.100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화가치는 장중 한때 1.0988달러까지 내려갔는데 이는 지난 200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ECB는 양적완화 개시와 함께 성장률 목표도 올렸다. 저유가로 인한 소비 개선과 함께 유로하락이 수출기업 실적향상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호주 4분기 성장률 2.5%..금리인하 기대
호주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연율 기준 2.5%를 기록했다고 호주 통계청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분기대비로는 0.5% 성장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과 일치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연율 기준으로는 1년 만에 최저치로 매튜 서코스차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과 수출부문이 호조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기대가 커지고 있다.
앞서 3일 호주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글렌 스티븐스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성명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목표 물가를 달성하기 위해 통화 완화가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해 경기부양기대를 키웠다.
▶우크라이나 기준금리 30%로 대폭인상
글로벌 통화 완화가 한창인 가운데 우크라이나만 나홀로 외길을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9.5%에서 30%로 대폭 인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동부지역에서 친러시아군과의 교전에 이어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수입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자 중앙은행은 지난달 5.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는 30%로 10.5%포인트 대폭 인상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와의 교전도 지속되고 있어 악순환은 지속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6일 웹사이트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11.9% 감소하고 물가는 42% 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헷갈리는 지표..美 회복 맞나 '갸우뚱'
미국 경제만큼은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새해 들어 제조업지표가 삐걱거리더니 믿었던 소비와 고용지표도 엇갈리면서 추세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월 개인소비가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1% 감소를 밑돈 것이며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고용지표도 불안한 모습이다. 민간고용조사기관인 오토매틱에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 2월 민간고용이 21만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확정치 25만명은 물론 예상치인 22만명을 밑돈 것이며 2014년 8월 이후 최저치다.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도 32만건으로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 혼조는 최근 달러 강세에 따른 미국 기업의 수출 부진과 에너지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이목은 경기 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미 노동부의 2월 고용지표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 나스닥 15년 만에 5000선 '재돌파'
미국 나스닥종합지수가 15년 만에 5000선을 돌파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0.9% 오른 5008.10에 장을 마쳤다. 2000년 닷컴 버블이 정점을 찍었던 3월 10일 5048.62를 기록한 이후 15년 만이다.
◇나스닥 5000선 재탈환 (출처=nasdaq.com)
일각에서는 이번 나스닥 5000선 재돌파를 두고 거품신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전과 달리 현재 나스닥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들의 펀더멘털과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버블 재현 우려는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000년 나스닥지수를 구성하는 기업의 3분의 2는 IT였으나 지금은 40%로 줄었다. 팩트셋은 15년전 나스닥기업의 밸류에이션은 120배였으나 현재는 26배 수준으로 튼실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지수는 올 들어 상승세를 지속한 데 따른 피로감으로 이튿날 5000선 밑으로 다시 내려왔다.
▶ 美FRB스트레스테스트, 美은행 모두 '통과'
미국 대형은행들의 위기 관리 능력이 한층 강화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RFB)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에서 31개 미국 은행 전체가 모두 합격했다고 밝혔다. 은행 모두가 기준을 통과한 것은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한 이후 처음이다.
FRB는 보고서를 통해 실업률이 10%에 집값이 25% 폭락하고 주가 역시 60% 하락하는 등 위기의 상황을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대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은 8.2%까지 내려갔는데 이는 기준 5%를 크게 웃돈 것이다. 1차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11일에 2차 테스트 결과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불합격 판정이 나면 해당 은행은 자본 확충 등에 나서야 한다.
명정선 국제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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