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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시청자볼모로 값깎을 궁리만"
WBC방송판권자 토론회 고충토로
2009-04-14 19:31:00 2009-04-15 09:18:47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헐값에 넘겨줘 큰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방송판권자 IB스포츠가 "K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시청자를 볼모로 가격만 깎으려 든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국제 스포츠 판권 사업자로 잘 알려진 IB스포츠의 임준식 부장은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국민관심행사 고시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KBS와 같은 지상파 3사 등) 메이저 사업자들은 공동행위를 통해 시청자를 볼모로 잡고, 벼랑끝 협상을 통해 (스포츠 중계권) 가격만 깎으려고 보편적 시청권을 악용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달 초 끝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같은 경우 KBS 등 지상파 3사는 경기불황을 이유로 방송판권 구매를 거부하다가 예선 경기 시작 당일에 협상을 완료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일본의 경우는 경기 시작 3개월전에 이미 모든 협상을 다 끝낸 것으로 알려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협상 당시 IB스포츠가 지상파와 '돈을 놓고' 협상을 거부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전 국민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임준식 부장은 이어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것은 무료라는 개념은 없고 추가비용을 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상파 3사를 합쳐 자체 도달률은 최대 30%를 간신히 넘을 뿐"이라며, 지상파를 우선방송사로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KBS나 MBC 등은 각 지역에 송신소를 갖추고 자체 방송을 송출하고 있지만 아날로그 방식의 방송전파는 도달률이 높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도달률이 75%이상인 케이블사업자에게 비용도 요구하지 못한채 난시청 지역을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IB스포츠는 케이블사업자나 위성방송을 통해 90%이상의 도달률을 주장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국민적 관심행사 우선방송사 요구'는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임 부장은 이어 "WBC 당시 지상파는 IB스포츠가 너무 비싼 값에 사와서 팔려한다며 협상자체를 거부했다"고 밝히고, "지상파를 제외한 뉴미디어와 인터넷에 방송판권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중재로 지상파방송은 WBC 판권을 확보하면서 중계는 이뤄졌고, 한국팀이 결승까지 올라가면서 KBS 등 3사 합쳐 총 70억원대의 광고 판매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IB스포츠는 300만 달러에 팔려고 했던 지상파 중계권을 130만 달러 선에 넘겨면서 큰 손해를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장은 "공명정대한 법적용을 위한 장치들이 마련되지 않는 한 실제적인 보편적시청권의 모호성과 법집행의 비효율성은 남을 것"이라며, 지상파 위주의 법률안 개정이 이뤄지고 있음을 꼬집었다.
 
한편, 공희정 스카라이프 채널사업팀장은 "(자체 도달률) 60%에서 75%는 고의성이 없어도 위성방송이라던지, IPTV(인터넷TV) 가입자들이 본의 아니게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 팀장은 케이블 방송의 도달률이 최대 83%에 도달하는 현 상황에 비춰 그 이상의 도달률을 법률로 정해야 보편적 시청권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상파 3사 대표로 나선 김성길 KBS 부장은 "방송사업자, 마케팅업자나 해외스포츠그룹이 아니고 시청자가 보편적 시청권의 주체"라며, "일정부분 정책적 개입이 이뤄진 사회적 시장의 개념하에서 (방송 판권) 거래가 (싸게) 이뤄져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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