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정윤회 문건'과 관련해 그 내용의 진위여부가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습니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말처럼 '60% 이상의 진실'을 담고 있을지,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그저 "지라시"일지에 따라 '정윤회 문건'의 파급력은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수사 우선순위는 '모임 여부'
검찰은 현재 수사의 우선순위를 문건의 진위여부 파악에 두고 있습니다. 이번 수사가 청와대 비서진들이 세계일보 기자들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사건이니만큼, 문건의 진위여부는 사건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당연한 거겠죠. 청와대가 수사 의뢰한 '문건 유출' 사건은 우선 별개로 하겠습니다.
그러면 진위여부 파악은 어떻게 하게 되는 걸까요? 검찰은 진위 여부 파악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을 문건에 나온 '십상시(十常侍)' 멤버들이 실제 모임을 했는지도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검찰 관계자가 밝힌 '모임'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모임의 장소는 상관없다'(즉 J중식당이 아니어도 무방하다.) ▲'적어도 십상시 멤버 중 6~7명은 모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모임의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8일 검찰 관계자에게 기자들의 이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정씨와 청와대 비서진들이 특정 날짜에 같은 기지국 안에서 통신한 게 확인되면 모임이 있었다고 결론 낼 수 있나?"
▶한 기지국 내 통화..모임 주요 증거
검찰 관계자는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중요한 증거"라며 "(그 경우) 같은 시점에 기지국이 일치한다는 것은 같이 모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질문도 있었습니다. "모임이 없었다고 문건의 다른 내용까지 허위로 볼 수 있나?"
▶모임 없었으면 문건도 허위?
검찰 관계자는 "문건에선 모임을 통해 정윤회씨가 지시했다고 나와 있다"며 "중요한 건 모임이 있었느냐(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모임이 있었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입증이 가능하다"며 "모임이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면 그 말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첩보 수준의 동향 보고서에 대한 사실 확인 잣대가 너무 엄격하다"는 기자들의 추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고, 문건은 그런 사실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참석자들의 말로 입증하지 못할 상황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법은 매달 2번의 모임이 있었느냐가 가장 먼저 전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십상시 멤버들이) 만났는지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며 '모임(연락)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통화 내역 검토는 물론 차명폰 사용 가능성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수사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모임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건 일차적 수사 기법"이라며 "모임만을 가지고 (진위여부를) 보진 않는다. 통화 여부도 조사하고, 사람도 불러 진술 등도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비서진 휴대전화 제출은 부적절"
한 기자가 "청와대 비서진들에게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검찰 관계자는 '부적절한 수사기법'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수사는 단계가 있다. 단계별로 해야 한다"며 "휴대폰을 내라고 하는 수사 기법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는 적절하게 맞춰가야 한다"며 "의혹이 제기된다고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식은 곤란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