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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이 창조경제의 핵심"
출판 불황 '고령화·양극화·디지털·글로벌'에 대응해야
"기본은 콘텐츠 질"
2014-09-29 17:56:04 2014-09-29 17:56:04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출판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입니다."
 
고중언 그레파트너스 파트너 컨설턴트는 29일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연구소가 '한국 출판의 지속성장 방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제68회 출판포럼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에서 출판이 정책의 변방에 있는 등 출판의 중요성을 정책 추진자들이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고 컨설턴트는 "창조경제로 유명한 영국은 전체 산업에서 출판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봐도 출판서비스의 부가가치유발계수가 다양한 부문 중에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텍스트를 기반으로 출판산업이 활성화돼야 영화,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며 "출판서비스는 콘텐츠 산업 가운데 수입유발계수가 가장 크고 고용유발계수도 문화서비스 산업 다음으로 높다"고 강조했다.
 
출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접근은 문화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출판 업계의 심각한 불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적출판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9.16%로 지난 2009년 18.2%에서 절반가량으로 떨어졌다.
 
고 컨설턴트는 "총자산이 100억원 이상 출판사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9.18%에서 10.1%로 떨어졌으나, 100억원 이하의 경우 6.08%에서 1.81%로 급감하는 등 출판사 대부분이 한계 상황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은 TV와 인터넷 특히 스마트폰의 확산 등 매체 환경이 급변하면서 책의 중요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판매관리비 증가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인터넷 서점의 성장에 따라 서점에서 책을 보고 주문은 인터넷에서 하는 문제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출판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스마트폰·전자책 등 정보기술발달 ▲도시화 ▲사회구조 ▲교육 등 독서 수요의 변화를 면밀하게 검토해 출판업계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그는 "고령화와 양극화에 따라 달라진 콘텐츠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스마트 기기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출판 콘텐츠의 수명은 10년 정도로 추정되는 등 다른 분야보다 길다"며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위한 콘텐츠의 질적 수준 향상을 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토론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 냈다.
 
박익순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장은 "소득 공제 혜택은 법인과 소비자의 도서 구입과 기부에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므로 이에 대한 세제 혜택 강화가 필요하다"며 "책을 봐야 책을 살 수 있으므로 인터넷서점 우대 정책에서 벗어나 서점을 살리는 정책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윤우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부키 대표)는 "출판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하는 등 초기 분석을 제대로 해서 출판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정부에 요청할 것과 출판계가 나서서 해야할 것 등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옥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한즈미디어 대표)은 "전통적인 출판산업은 의미 있는 책, 독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책 등 스트라이크 존이 존재했다"며 "하지만 다른 영역과의 경쟁에서 소비자의 평가와 선택을 받으려면 이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부길만 한국출판학회 회장은 "노인 자살률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문화로 풀어야 한다"며 "이들을 위한 노인 자서전 만들기 등 독서 운동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과거와 질적으로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책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책의 콘텍스트, 맥락을 떠들어 줄 수 있는 매체, 책을 펼치면 음성을 들을 수 있고 영상으로도 연결되는 등 스마트폰 세대, 결정장애 세대도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경대 문화유통북스 연구원은 "올 상반기 팔리는 도서는 검증된 베스트셀러 저자, 시리즈, 미디어 혹은 SNS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신간의 시장 정착보다는 팔리는 책을 더 파는 환경을 바꿀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연구소가 29일 '한국 출판의 지속성장 방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제68회 출판포럼에서 토론이 열리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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