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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윤종신의 무모해 보이지만 값진 도전
2014-05-14 12:59:45 2014-05-14 13:04:03
◇안테나뮤직의 유희열. (사진=tvN)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유희열과 윤종신은 국내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이다.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음악을 선보이며 오랜 기간 동안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소속사인 안테나뮤직과 미스틱89의 주축이 돼 동료, 후배들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그런 두 사람이 조금은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값진 도전에 나섰다.
 
◇유희열과 한솥밥을 먹게 된 SBS 'K팝스타' 출신 샘김. (사진=SBS)
 
◇유희열 "음악 자체가 중심 되는 K팝 시장 만들어야"
 
안테나뮤직은 지난 13일 SBS ‘K팝스타’ 출신인 권진아, 샘김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유희열은 방송 당시 두 사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전속 계약 체결과 함께 유희열이 소속사를 통해 전한 말이 인상적이다.
 
그는 “권진아와 샘김은 스타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 앞서 음악 자체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며 “단순히 가수로서의 미래를 넘어 향후 음악 자체가 중심이 되는 K팝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주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이 가진 음악적인 원형질을 지켜주면서 가수로서의 색깔을 찾는 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K팝 시장은 음악 자체보다는 기획사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이 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가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 환경 속에서 가수 개개인이 지닌 '음악적 원형질'을 지켜주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유희열은 기존의 이런 틀을 완전히 깨보겠다고 선언을 한 셈이다. 권진아와 샘김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아이돌 가수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타를 하나 들고 나와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음악을 선보이는 싱어송라이터다. 잘생기고 예쁜 아이돌 가수들이 넘쳐나는 가요계에서 이들의 음악적 완성도와 색깔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유희열과 안테나뮤직의 생각이다.
 
현재 안테나뮤직엔 정재형, 루시드폴, 페퍼톤스, 박새별 등 자기 색깔이 뚜렷한 싱어송라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미스틱89의 윤종신. (사진=Mnet)
 
◇윤종신 "음악 잘하는 가수가 성공해야 돼"
 
미스틱89의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은 지난달 신인 가수를 내놨다. Mnet ‘슈퍼스타K’ 출신의 에디킴(김정환)이었다.
 
윤종신은 지난달 11일 열린 에디킴의 데뷔 쇼케이스에 직접 참석해 사회를 맡았다. 당시 그는 “막대한 투자가 아닌, 음악과 사람만 있으면 되는 뮤지션을 찾고 있었다”며 “곡을 쓰고, 노래하고, 자기가 혼자 다하는 에디킴 자체가 너무나 멋진 콘텐츠이고, 이런 보석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음악을 잘하는 친구들이 실력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판이 바뀐다”고 말했다.
 
에디킴 역시 권진아, 샘김과 공통점이 있는 젊은 가수다. 데뷔 앨범인 '너 사용법'에 수록된 모든 곡을 작사, 작곡한 싱어송라이터이며,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다.
 
윤종신은 이런 에디킴의 성공을 통해 가요계의 판도를 뒤집어보겠다고 선언했다. 음악적 역량이 있는 가수가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머쥐어야 아이돌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가요계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윤종신의 생각이다.
 
에디킴은 데뷔 한 달만에 홍대 브이홀에서 첫 단독콘서트를 여는 등 실력 있는 젊은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데뷔한 미스틱89 소속 가수 에디킴. (사진=미스틱89)
 
◇현실적인 장벽과 도전 성공 가능성은?
 
물론 유희열과 윤종신의 이와 같은 도전은 쉬운 일은 아니다. 막강한 자금력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형 기획사들과의 싸움에서 어느 정도의 상업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형 기획사들은 10대 팬덤이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가요 시장에 최적화된 아이돌들을 배출해내고 있다. 하지만 음악 관계자들은 “안테나뮤직과 미스틱89가 추구하는 방향이 결국 우리 가요계가 가야할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음반 제작 관계자는 “빌보드 차트에 있는 음악들을 무심코 듣고 있는데 장르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우리나라는 한 쪽으로 너무 치중된 것이 아닌가 싶다.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가수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K팝이 해외에서 음악적으로 진짜 인정을 받으려면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마음껏 음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유희열과 윤종신의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도전이 성공을 거두려면 권진아, 샘김, 에디킴 등 젊은 가수들이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세 사람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심사위원들에게 극찬을 받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만큼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안테나뮤직 측은 “권진아는 자기만의 색깔과 목소리를 정확히 가질 수 있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이소라, 김윤아를 잇는 여성 솔로 보컬리스트 겸 뮤지션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샘김은 지금 우리 세대 음악과 다음 세대를 연결해줄 수 있는 탁월한 음악적 재목이다. 장차 K팝 시장을 이끄는 최고의 프로듀서 겸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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