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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주춤', 중국발 악재에 '발목'
2014-03-28 17:33:46 2014-03-28 17:37:47
◇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폴리실리콘 가격이 한 달 간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기대가 우려로 뒤바뀌고 있다.
 
태양광 업계는 연초부터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업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불황의 끝이 보인다는 희망이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의 2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부진이 컸다.
 
28일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주보다 1.01% 내린 kg(킬로그램) 당 22달러로 나타났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달 초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한 달째 약보합세 흐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요 부진이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태양광 업계는 올해 중국에서만 14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세계시장 수요 전망치(44.5GW)의 31%에 해당하는 규모로, 예상대로라면 분기당 1GW 이상씩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설치량은 1GW를 밑돌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올해 지원할 FIT(태양광 발전 차액 제도)안을 확정해야 하는데 지연되고 있다"면서 "그 여파로 다운스트림(발전사업) 업체들이 주춤하고, 이로 인해 폴리실리콘 업체들도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내 구조조정도 태양광 수요를 위축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의 중견 태양전지 업체인 차오리는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8980만위안(약 156억원) 규모의 회사채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차오리의 파산을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보고,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실제 차오리의 파산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 업체들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비롯해 모듈 등을 처분하며 유동자산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중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의 공급량도 일시적으로 늘어나 판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이 원료와 제품 판매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구조조정이 진척될 때까지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폴리실리콘 제조 업체들은 최근 가격 하락을 일시적 상황으로 파악하고, 고객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OCI(010060)는 풀가동, 한화케미칼(009830)은 가동률이 90%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초 가격 반등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아직은 미흡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 회복으로 연결될 만큼의 상황은 아니다"면서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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