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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간첩 조작사건 또 있다" 의혹 제기
"직파간첩 홍모씨 국정원 회유로 허위자백..검찰도 위법한 소환조사"
검찰 "가족안위 우려한 본인이 요청한 면담..조사차원 소환 아니야"
2014-03-27 21:37:44 2014-03-27 21:41:4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결심공판을 앞두고 또 다른 간첩사건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변호사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27일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구속 기소된 직파간첩 홍모씨(40) 사건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씨의 변호를 맡은 민변 소속 김진형·장경욱 변호사는 "홍씨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감금된 상태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허위자백을 했다고 털어놨다"며 "국정원 측이 홍씨에게 몇가지 부탁을 들어주기로 약속을 하는 등 회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또 "검찰이 민변 소속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갑자기 검찰청으로 홍씨를 소환했다"며 "담당 검사는 면담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홍씨는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됐다고 말하는 등 말이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소가 된 이후에는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갔기 때문에 검사라도 피고인을 임의로 부를 수 없다"며 "홍씨의 말대로 조사 차원에서 부른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소환 조사가 아닌 홍씨의 요청에 따른 면담이었다며 민변 변호인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민변 기자회견과 관련해 "홍씨가 기소된 이후 구치소에서 교도관을 통해 국정원 직원 면회를 요청했으나 국정원 규정상 직원이 피고인을 면회할 수 없기 때문에 검찰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담당 검사가 지난 13일 만나 면담을 해보니 홍씨가 '언론에 자백했다고 보도가 나가 북한에 있는 가족의 안위가 걱정된다'고 말했고, 검사가 국정원을 통해 확인이 가능한지 알아보겠다고 답변을 준 것"이라며 홍씨의 검찰 소환은 홍씨의 요청에 따른 면담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9일 홍씨를 재소환해 '가족들 안위가 확인된 바 없으니 다음 주에 또 확인해주겠다'고 말한 뒤 오늘 오후 2시에 다시 불렀고 3시쯤 민변 측 변호사가 찾아와 변호인을 맡겠다고 접견을 요청해 대기실에서 홍씨와 면담을 시켜줬는데 이후 변호사 중 한명이 검사실로 찾아와 '기소 이후에 왜 부르냐', '증거 조작하느라 힘드시죠' 등 발언을 해 검사가 '모욕하지 마라'고 하니, 기자회견장에서 보자며 나갔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변호인과의)면담은 4시30분쯤 끝났고 이후 홍씨가 '검사 면담을 원치 않는다'고 해 다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또 "홍씨는 지난 24일 구치소에서 자신이 공작원으로 입국했으며, 반성하고 있으니 관대한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의 자필 반성문을 써서 지난 25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홍씨는 북한 보위사령부 7처(해외반탐처)소속으로 지난해 6월 탈북브로커인 유모씨를 유인·납치하라는 지령을 받고 국내로 잠입해 임무수행에 나섰으나 낌새를 눈치 챈 유씨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 실패한 뒤 공안 당국에게 체포돼 지난 10일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간첩·특수잡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장경욱 변호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직파 간첨 홍모씨 간첩조작' 변호인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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