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도 '사정권'…이란전에 글로벌 IT 긴장 고조
IDC "유가·메모리 압박 '변수'…성장률 1%P 하락 전망"
AI 인프라 투자는 지속…멀티클라우드·DR 전략 부상
2026-03-05 16:23:12 2026-03-05 16:23:12
[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글로벌 정보통신(IT) 산업 전반에 걸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 급등, 메모리 공급 부족,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이란발 공격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까닭입니다. 다만 중장기적인 인프라 투자 수요는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는 이상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2일 자사 블로그에 게시한 '중동 전쟁이 해당 지역과 글로벌 IT 지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분쟁이 최대 3개월간 지속된다는 전제하에 올해 글로벌 IT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10%에서 9%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더라도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글로벌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공격적 투자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장기전의 시나리오에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유가 급등이 장기화할 경우 데이터센터 운영비와 반도체 생산비, 물류비 전반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전쟁이 AI 무기와 드론용 반도체 수요를 높여 메모리 시장을 더욱 압박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습니다. 메모리 부족으로 오르고 있는 기기 가격에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이 더해질 경우, PC·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한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 이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아울러 IDC는 이란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를 세 곳을 공격한 사실을 언급하며 빅테크의 클라우드 인프라가 군사 작전의 직접적인 피해 대상이 된 첫 사례라고 주목했습니다. 앞서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 내 AWS 데이터센터 2곳과 바레인 데이터센터 1곳을 공격했는데요.
 
지난 3일 CNBC 보도에 따르면, AWS는 중동 지역 사무소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고 현지 정부 지침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날 오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UAE 두바이 지사를 일시 폐쇄하고 재택근무로 전환하겠다"며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6000여명의 직원을 포함해 중동 지역 직원들과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주요 거점으로 두고 있는 구글도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CNBC에 따르면, 두바이에서 진행한 '엑셀러레이트' 행사 이후 항공편 차질로 일부 구글 직원의 발이 묶였는데요. 구글 측은 관련 직원 대다수가 미국이 아닌 현지 직원들이라며, 안전 조치를 마련하고 현지 당국의 지시를 따르도록 안내했다고 알렸습니다.
 
다만 IDC는 중동 지역의 AI 인프라 투자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습니다. 향후 기업들이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을 위해 재난 대응(DR)을 강화, 멀티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분산 전략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동 지역 기반 IT 산업의 경우) 투자를 유보할 순 있지만 투자를 철회하거나 축소하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중동 사태가 아주 장기화하지 않는 한 데이터센터 등 AI 산업 수요와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교수는 "미국과 이란이 협정을 맺을 경우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부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산업 성장세가 회복되기 전, 현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