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이명박 정부 5년간 10대 재벌의 세금 감면 규모가 향후 5년간 걷을 세금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며 친재벌 정책기조를 펼친 대가다. 이는 동시에 그간 야권이 주장해 온 '부자감세' 부메랑으로, 향후 국가재정 계획 수립에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최재성(민주당) 의원이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명박 정부 임기 기간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매출 기준 상위 10대 기업의 법인세 감면액은 총 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 공제비율도 무려 40%가 넘었다.
감면액 9조4000억원 중 ▲외국납부세액공제(7798억원/법인세법 57조) ▲임시투자세액공제(7357억/조특법 10조) ▲연구인력개발비세액공제(6717억/조특법 26조) 등 3대 공제액이 10대 기업 총 공제액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3대 공제액 비중은 전체 법인 세수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공제 감면 총액은 3조8944억원으로, 이중 상위 10대 기업의 공제 감면액은 62.1%로 집계됐다. 또 10대 기업의 3대 공제액 2조1872억원은 100대 기업 공제 총액의 56.1%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한 해를 기준으로 상위 10대 기업이 3대 공제제도를 통해 받은 세제 혜택 2조1872억원은 향후 정부가 65개 조세특례제도 개편을 통해 5년간 거둬들일 세입 추계 8402억원보다 무려 2.6배 많다.
갖은 특혜 속에 대기업들은 투자 대신 현금성 자산을 불려 곳간을 채웠다. 지난 2010년 법인세 최고세율이 기존 25%에서 22%로 인하된 후 2년 반 동안 현금과 단기자산 증가율은 무려 43%를 기록했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현금유보 현황(단위:억)
상위 10대 기업의 현금 및 단기자산은 2010년 12월 40조8942억원에서 2013년 6월 58조5791억원으로 18조원가량 급증했다. 반면 이 기간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법인세 납부액은 2조원 이상 감소했다.
최 의원은 "부자감세로 인한 법인세수의 감소는 내년 예산에도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며 "국세 수입은 전년 대비 3.9%의 증가를 보이지만, 법인세 수입은 0.12% 늘어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세금의 공제감면제도를 정비해 세수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상위 10대 기업 공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3대 감면제도는 손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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