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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펀드, 국내·해외 희비 엇갈려
2013-03-27 07:15:00 2013-03-27 07:15:0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적책임투자(SRI)펀드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RI펀드란 기업의 재무적 성과 이외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가운데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을 말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착한 기업군에 속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반면, 해외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상승하면서 국내 SRI펀드와 해외 SRI펀드 간의 성적이 크게 엇갈렸기 때문.
 
26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SRI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기준일 3월25일)은 -1.20%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해외 SRI펀드는 10.92%의 수익률을 나타내 국내주식형펀드(-0.42%)의 수익률을 훌쩍 웃돌았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가 0.78%의 수익률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봐도 국내 SRI펀드의 수익률이 해외 SRI펀드에 비해 더 부진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국내 SRI펀드 가운데서는 라자드코리아SRI증권투자회사(주식)클래스C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6.50%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신영마라톤그린밸류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A(5.45%), 마이트리플SRI증권투자회사[주식]_ClassC-1(4.82%), 마이트리플SRI증권투자회사[주식]_ClassC-1(4.82%), 산은SRI좋은세상만들기증권투자신탁 1[주식]C 1(-3.53%), 미래에셋TIGER에너지화학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0.14%) 등이 이었다.
 
 
반면, 해외 SRI펀드의 수익률은 국내 SRI펀드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BNPP봉쥬르클린월드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C-w)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5.40%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14.98%), 알리안츠GI글로벌에코테크증권투자신탁[주식](C/A)(10.44%), 대신지구온난화투자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재간접형]ClassA(9.57%), 슈로더글로벌기후변화증권투자신탁A(주식-재간접형)종류A(8.14%) 등의 순이었다.
 
국내·외 SRI펀드간 수익률의 차가 큰 이유는 해당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들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외 SRI펀드가 투자하는 종목들은 미국이나 중국 등 에너지 기업들의 비중이 큰 가운데 이들 기업들의 주가가 연초 이후 크게 오른 것이 펀드의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국내 SRI펀드의 경우엔 삼성전자(005930), OCI(010060), 현대차(005380), 삼성전기(009150), 현대건설(000720)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해 펀드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국내·외 SRI 펀드의 수익률 차이가 큰 이유는 포트폴리오의 차이 때문"이라며 "해외 SRI펀드가 투자하는 종목들은 미국이나 중국 에너지 기업들의 비중이 큰데, 올해 들어 이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반면, 국내 대기업 종목들을 편입한 국내 SRI펀드의 경우엔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도 "국내 SRI펀드와 달리 해외 SRI펀드의 수익률 경우엔 해외증시의 영향이 크다"며 "해외증시가 올해 들어 크게 오른 점이 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대체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도 해외 SRI펀드의 수익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지만, 국내 SRI펀드의 투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조심스럽다.
 
이미 해외 연기금의 경우 SRI를 강화하는 분위기로 해당 종목의 수급이 좋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로 단기적인 성과를 거두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해외 연기금은 SRI를 강화하는 분위기로 해당 종목의 수급이 좋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시장이 변화하면 해당 종목을 포함한 펀드의 성과가 좋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해외 연기금이나 국부펀드는 담배 등 죄악의 주식을 편입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SRI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단지 SRI만 보고 투자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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