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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사철' 전세, 융자없으면 보지도 않고 'OK'
전세난 우려한 세입자들 선점..분쟁 발생 주의
2013-02-12 12:30:07 2013-02-12 16:31:54
◇봄이사철 전셋집 찾기 경쟁 치열, 임장없이 계약금부터 입금하는 신풍속도 등장.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지난주 경기 용인의 A중개업소에 융자가 없는 전세 매물이 하나 들어왔다. 임대인이 B중개업소에 의뢰한 물건으로 일대 중개업소에 공동거래매물로 뿌려졌다. 가격은 융자가 있는 매물과 비슷했고 동·호수 등 위치도 좋았다. 특A급 전셋집이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장 집을 보려 했으나 임차인이 지방에 내려가 늦게 도착한다고 해 다음날 희망 임차인과 집을 보기로 약속을 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B중개업소에서 연락이 왔다. 다른 중개업소 손님이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을 보냈다는 것이다. 
 
최근 전세시장에 신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전세 거래 시 사전에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을 입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융자가 거의 없는 물건에 한정돼 있지만 직접 사용하는 특성상 임장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세거래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다.
 
박찬식 용인동천태양 대표는 “봄 이사철이 임박하며 평일은 물론 토요일, 일요일까지 괜찮은 전셋집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세입자들이 동분서주하는데 이보다 앞서기 위해 이제는 물건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사람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겨울철 비수기에도 잡히지 않고 있는 전세난이 원인이다. 봄이사철이 다가오며 전세대란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융자가 없는 전셋집은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3년 전 전세난이 절정에 달했을 당시 전셋집 구하기에 애를 먹은 세입자들이 계약 만기를 앞두고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안심 전셋집’ 선점에 가세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전년말 대비 2월2주 기준) 서울 전셋값은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0.51% 상승했다. 2011년 같은 기간 1.83% 상승했던 전셋값은 지난 해 0.02% 하락한바 있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전세거래가 통상 2년 만기로 계약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난이 절정이던 2011년 초 계약분이 올 봄 대거 만료됨에 따른 상승세로 분석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과장은 “전세시장은 2011년의 급등세까지는 아니지만 지난해 약세를 나타냈던 것과 달리 연초부터 오름세를 띠고 있다”면서 “전세시장은 설 이후 신혼부부 등 봄 이사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중소형 중심으로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셋집 선점하기 경쟁이 치열해지며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사례가 감지되고 있지만 현장 전문가들은 계약자가 직접 거주하는 만큼 꼼꼼히 확인할 것을 주문한다. 향후 시설물 문제로 집주인과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계약금 선지급 후 계약 파기시 계약금을 고스란히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박 대표는 “통상 전셋집은 사용자가 직접 거주 이용하기 때문에 집주인과의 갈등도 미연에 막을 겸 방구조, 화장실, 부엌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해야 한다”며 “실제 물건을 보지도 않고 계약했을 경우 계약기간 내내 생활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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