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자세 낮춰 새해 맞았지만 여전히 '뒤숭숭'
입력 : 2013-01-02 17:25:42 수정 : 2013-01-03 01:03:4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지난해 사상 초유의 격랑에 휘청였던 검찰이 계사년 새해를 차분하고 조용하게 시작했다.
 
대검찰청은 2일 오후 1시30분부터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신년다짐회’라는 제목의 시무식을 열고 2013년 업무를 시작했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수행 중인 김진태 대검 차장과 채동욱 서울고검장 등 검찰 수뇌부가 전원 참석했지만 예년의 행사에 비해 비교적 단촐하게 끝났다. 국민의례와 애국가제창, 묵념, 김 차장의 신년사가 공식 순서의 전부였다. 모든 행사가 끝날때까지 걸린 시간은 10분 남짓했다.
 
◇김진태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검찰 간부들이 2일 신년다짐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여러 가지 사건으로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이 집중된 데다가 총장마저 후임 없이 떠난 뒤 김 차장 직무대행 체제에 있는 터라 검찰 스스로 잔뜩 몸을 낮췄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차장은 앞서 신년사를 대외적으로 발표를 해야 하는지를 두고서도 고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이 이날 밝힌 검찰을 향한 신년사는 비장하고 엄숙했다.
 
그는 신년사 첫머리에서 “희망찬 새해 첫 출근일입니다만, 검찰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중하기에 무거운 말씀부터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운을 뗐다.
 
이어 “지난해 검찰은 전대미문의 사태들로 인해 국민으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매서운 질책을 받았고, 저를 포함한 검찰구성원들은 그 동안 생명과 같이 여겨왔던 자존과 명예에 지우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며 “더욱 뼈아픈 것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어 웬만한 노력으로는 그것을 되찾기 어렵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와 함께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하고, 이를 일부 구성원이나 부서만의 잘못으로 돌려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곧 발족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중심으로 검찰개혁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며 곧 닥쳐올 검찰개혁의 외풍을 직접 언급했다.
 
◇김진태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일 검찰직원들에게 신년사를 하고 있다. 김 차장은 신년사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채찍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왜 검찰이 개혁의 대상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깊이 생각해보고, 국민의 질책과 비판을 겸허하게 경청해야 한다”며 “검찰의 권한 하나를 더 지키는 데 급급하다가 타율적 개혁에 그친다면 진정한 체질개선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돌이킬 수 없는 짐을 지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간 국민의 편익보다는 검찰의 입장을 앞세운 업무 관행은 없었는지 밝은 눈으로 살펴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그렇지만 신속하게 고쳐나가자”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으면서도 정상적인 기능이 작동되는 사정의 중추기관, 체제의 수호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김 차장의 비장한 각오와 호소가 무색하게 ‘성추문’ 피해자 사진유출에 따른 현직 검사 소환조사와 공판 검사의 지시불이행성 ‘소신 구형’, 대검 직원의 피의자와의 돈거래 의혹 등 각종 구설에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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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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