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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부산 중진 4인방 ‘나 떨고 있니?
2012-02-22 15:31:59 2012-02-22 15:36:01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민주통합당이 22일 영남권 공천자를 발표하며 낙동강 벨트를 확고히 구축한 가운데 이들에게 대적할 새누리당 진용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일단 동남풍의 진앙인 부산 사상에는 27세의 당돌한 신인 손수조씨를 내세워 문재인 바람을 잠재운다는 계획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손씨가) 최적의 카드”라고 자평했다. 타 지역으로의 바람 확산을 막는 것과 동시에 패배할 경우에도 명분 있는 퇴로 확보가 가능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내재된 결과로 보인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문·성·길 트리오를 형성하고 있는 문성근 최고위원 상대로는 고 문익환 목사와 인연이 깊은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가 급부상했다. 문 최고위원으로선 부친의 통일운동 동지를 맞아 혈전을 치르는 얄궂은 운명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하 대표는 전날 부산권 공천 신청자들과 함께 당 공천위의 비공개 면접을 치렀다.
 
문제는 이 지역(북·강서을)이 3선의 친박계 핵심 중진 허태열 의원의 안방이라는 데 있다. 허 의원 측은 비대위와 공천위에서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을 흘리는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다. 허 의원이 최근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찾아 “공천 쇄신에 도움이 된다면 희생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박 위원장이 “열심히 뛰시면 된다”고 격려한 사실을 강조하며 전략공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비대위 내에선 친박계 상징 인사에 대한 쇄신 없이 친이계로만 칼을 돌릴 수 없다는 주장에 여전히 무게가 실려 있다. 즉 허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을 때 여타 부산권 중진들의 물갈이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4선의 김무성(남구을), 정의화(중·동구), 3선의 안경률(해운대기장을) 의원이 대상으로 지목되기까지 했다. 참신함을 갖춘 신진인사로 진용을 꾸리지 않을 경우 악화된 여론과 친노의 거센 도전을 헤쳐 나가기 어렵다는 게 비대위 관계자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한편 지목된 중진들은 “18대 공천 파동의 재연”이자 “특정 인물에 대한 정략적 물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민에 의한 선택이 배제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해 직접 선택을 받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경우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야권의 어부지리 당선까지 더해질 것이란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부산 중진들의 반발이 현실화되면서 박 위원장의 고민이 한층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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