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수사 압력' 보도에 청와대·경찰 당황
검찰 수사, 경찰 '부실수사' 논란 촉발
입력 : 2011-12-18 11:29:09 수정 : 2011-12-18 11:30:58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청와대가 경찰 수뇌부에 압력을 행사해 '디도스 공격' 이전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해커들 간의 금전거래를 언론에 발표하지 않도록 했다는 언론보도에 청와대와 경찰이 당황하고 있다.
 
청와대와 조현오 경찰청장은 17일 ‘한겨레21’의 보도에 대해 잇따라 반박하는 등 사태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다.
 
◇ 청와대 발빠르게 해명 나서
 
청와대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발빠르게 해명에 나서며 사태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모습이었다.
 
청와대는 17일 해명자료를 내고 "디도스 수사와 관련한 청와대 관련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청와대는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또 관련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사실이 아닌 것을 보도한 해당언론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하게 반박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박희태 국회의장 등 여권관계자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악화를 피하기 위해 발빠르게 초기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조현오 "전화는 했지만 압력은 없었다"
 
조 청장 역시 이번 보도에 대해 본인이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조 청장과 청와대측이 꾸준히 연락을 나눈 것이 밝혀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청장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 고위관계자와 2차례 통화 한 적은 있지만 어떤 외압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첫 번째 통화는 청와대 박모 행정관의 재보선 전날 저녁자리 참석에 관해 사실 확인을 위한 전화였고, 두 번째 통화는 주요 참고인과 피의자들 간의 돈거래에 관한 것을 묻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어 "박 행정관의 1차 저녁 참석의 경우 이번 사건과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는 수사팀의 판단을 전해주고, 금전 거래에 대해서는 개인 간의 거래로 추정되며 이미 이자를 포함해 갚았다는 내용을 전해줬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뒤흔드는 범죄를 외압을 받아 은폐하거나 조작하는 일은 천벌받을 일"이라면서 "관련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단독 범행' 경찰 결론과 달리 가는 검찰 수사
 
디도스 공격 사건과 관련, 지난 9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전 비서인 공모씨(27)가 단독으로 저지른 것으로 결론지은 경찰과 달리 검찰은 새로운 사실들을 파헤치고 있어 경찰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검찰은 대검찰청 공안부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2부를 중심으로 총 40여명 규모의 특별수사팀 구성을 마치고 공씨의 배후세력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사무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한데 이어 16일에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관을 소환조사하는 등 여권 관계자들로 수사대상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검찰은 또 경찰이 디도스 공격 실행자 등을 체포할 당시 붙잡았다가 풀어준 강모씨(24)에 대해 혐의를 밝혀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검찰이 잇따라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면서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보도가 나와 경찰은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 파장을 불러일으킨 한겨레21 보도는?
 
한겨레21은 17일 온라인판을 통해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나서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겨레21은 사정 당국 한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려 "12월 초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인 공아무개(27·구속)씨 검거 직후부터 경찰 최고 수뇌부와 청와대가 교감을 한 뒤 경찰 발표 문안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정 당국 관계자는 이어 "지난 12월1일 경찰 최고위급 간부에게 '손발이 맞지 않아 못 해먹겠다'라는 전화가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치안비서관으로부터 걸려오면서부터 본격적인 조율이 시작됐다"며 "청와대와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씨의 신원이 한나라당 의원 비서로 언론에 공개돼 당시 청와대는 패닉에 빠졌다"고 한겨레21측은 밝혔다.
 
허재현 한겨레 기자는 17일 트위터를 통해 "한겨레21 보도를 청와대는 부인했다. 하지만 다음주 판매되는 한겨레21에는 더욱 자세한 정황이 실린다. 청와대가 빼도 박도 못할 증거가 더 보강된다"고 밝혀 청와대발 디도스 압력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나꼼수'는 지난 10.26 재보선이 끝난 직후인 29일 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는 등 일련의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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