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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등록금에 대출마저 막힌 대학생, 사채시장으로?
2011-11-17 17:25:51 2011-11-17 17:46:08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학자금 대출 급한 대학생들 결국 불법 사채시장으로 가야하나.."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할 대학생들이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대부업체들이 대학생들을 상대로 대출을 중단한데 이어 금감원의 지도로 저축은행은 대출 문턱을 더 높이고 있고, 은행권에서는 대학생들의 연체율이 높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지시한 10%대 학자금 대출 상품 출시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 금감원, 저축은행에 '대학생 대출 조이기' 지도공문 보내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0월부터 현재까지 3차례에 걸쳐 저축은행들에게 대학생 대출영업에 대한 지도공문을 보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무분별하게 대출을 확대해 대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대학생 대출 건수는 10만8000건으로 대출잔액은 3742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대학생 대출 지도방안으로 '여신심사 강화', '불법 추심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불건전영업 방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저축은행에 내려 보냈다.
 
금감원이 10월부터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에 대한 행정지도에 들어간 만큼 저축은행업계에서도 대학생 대출에 대한 가이드라인 수립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이 대학생 대출과 관련해 대출 한도, 금리 등을 정한 '업계 공동 표준약관' 초안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업계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저축은행들이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이상 대학생 전용 저금리 대출상품을 내놓더라도 금리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면 대출을 꺼리게 돼 대학생 대출 문은 막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시중은행 "대학생 연체율 높아 전용 상품 못 만든다"
 
현재 대학생들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대학생을 위한 특별한 대출 기준은 없다.
 
업계에 따르면 대학생의 경우도 일반 개인고객으로 간주돼 신용도에 따라 원칙상 최대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소득이 없는 대학생이 이 같은 거액을 대출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보통 100만원~500만원 사이의 소액대출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다.
 
대학생들의 저축은행 대출시 적용받는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20~30%대로 여신금리 최고한도인 39%보다는 낮지만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시중은행에 10%대 금리를 적용한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을 취급하도록 압박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대학생은 신용관리가 어렵고 연체비율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 10%대 대학생 신용대출 상품 출시는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소득이나 거래기록이 없고 취업도 힘든 대학생들에게 당국이 제시한 금리로 대출하다 연체 및 부실이 발생하면 은행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주장이다.
 
◇ 대부업체도 대학생 대출 중단..대학생 갈 곳은 사채시장 뿐?
 
지난 8월에는 산와머니·리드코프·원캐싱 등 대형 대부업체들도 대학생 대출을 전격 중단했다.
 
이 같이 대부업체,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마저 대학생 대출 문을 좁히면 대학생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가 대학생 대출 중단에 따라 불법 사채업자를 찾는 대학생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판단, 회원사에 '저금리 학자금대출을 적극 안내하라'는 내용의 지도 공문을 발송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등록금 인하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사실상 대출을 막고 있어 대학생들은 사면초가에 놓였다.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 모씨는 "그동안 급하게 돈이 필요할 경우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도 했었는데 저축은행마저 대출이 까다로워 진다니 난감하다"며 "지금은 사채시장 등 비제도권에서 돈을 빌리고 싶지 않지만 막상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대학생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그들이 대부는 물론 사채 시장으로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이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합리적으로 대출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지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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