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박재완 경제팀 출범..'위기의 MB노믹스' 뒷수습 성공할까
물가·일자리 '최우선 과제' 꼽았지만 하반기 더 어려워 질 듯
입력 : 2011-06-02 18:13:00 수정 : 2011-06-09 10:18:39
[뉴스토마토 안지현기자] "높은 곳에서 숲을 조망하는 데 익숙해 숲 속 나무 한그루와 옹달샘의 아픔을 놓칠 수 있다."
 
2일 취임식을 가진 박재완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기획재정부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거시경제 지표는 나쁘지 않지만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기재부가 거시 경제지표에만 매몰되지 말고 민생 경제에 좀더 세심한 신경을 써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임 윤증현 장관은 떠나면서 물가를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이를 이어받기라도 한 듯, 박 신임 장관은 '앞으로  물가상승·일자리 문제 해결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감세정책과 성장목표 유지, 보편적 복지 반대 등 기존 'MB노믹스' 의 계속 추진 의지를 밝힌 박 신임 장관이 '한그루 나무와 옹달샘의 아픔'을 챙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물가안정 최우선'..하반기 물가난 해소 어려울 듯
 
박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둘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는 "서민생활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과 함께 국제유가 불안 등으로 인해 물가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1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세는 다섯 달 연속 4% 상승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3% 대의 물가를 예상했던 정부였다.
 
더군다나 농산물과 석유류의 가격을 뺀 근원물가 상승률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부의 물가에 대한 시름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박 장관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현실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물가안정을 위해 그는 '창의성'을 발휘해 풀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취임식에서 "물가상승 압력에는 시장친화적이면서 창의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앞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공공요금과 관련해 '시간대별 차별요금제' 등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얘기다.
 
당초 정부가 '3%대 물가'를 목표로 잡은 것과 관련해서는 "물가는 3%대를 지키기 어렵다"고 말해 4%대로 목표치를 수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용·성장 선순환도 '난제'..'시혜적 복지'에 그칠 듯 
 
한편 전 노동부 장관 출신인 박장관은 일자리 만들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취임사를 통해 그는 물가안정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제일 먼저 언급했다. 그는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고리가 복원되도록 세제·예산·조달 등의 제도를 고용유인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고용 없는 성장' 구조에 접어든 우리 경제를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변모시킬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는 밝힌 바 없다.
 
MB노믹스는 그간 성장을 중요시하면서 '우선 성장을 해야 파이가 커지면서 낙수효과로 고용이 늘고 소득도 증대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펴왔다. 하지만 MB노믹스가 시작된 이후 청년실업을 중심으로 고용문제는 더욱 악화되었다는 평가다.
 
복지문제도 MB노믹스의 '시혜적' 복지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복지정책 방향을 ▲ 지속가능한 복지 ▲ 일하는 복지 ▲ 맞춤형 복지 ▲ 도덕적해이가 없는 복지 등 네가지로 제시했다. '무상복지'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보편적 복지'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며 선을 그은 셈이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서도 "우리 여건에 맞는 복지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며 "일하는 복지를 기조로 지속가능하면서 꼭 필요한 사람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우후죽순의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취임사를 마치면서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엔진'이 아닌 '전조등'"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엔진이 좋아도 전조등이 꺼지면 밤길을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재완 경제팀이 앞으로 고물가와 청년실업 등 우리 경제 '밤길'의 불을 밝혀 줄 지 두고 볼 일이다. 
 
 
뉴스토마토 안지현 기자 sand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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