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성공 뒤에 ‘K방산 생태계’…발사체·위성 등 ‘우주 각축전’
한화 발사체·현대로템 메탄엔진
KAI·LIG D&A는 ‘위성 정조준’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 구축
2026-10-08 14:06:31 ㅣ 2026-10-08 14:06:31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우주가 K방산의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르면서, 누리호 5호기 발사 성공을 이끈 방산기업들이 각자의 무기를 앞세워 우주 밸류체인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발사체 운용부터 차세대 메탄엔진, 초소형 군집위성과 위성항법, 발사 인프라까지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7일 오전 누리호가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기립해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8일 업계에 따르면 K방산 주요 기업은 재사용 발사체와 군집위성, 달 탐사, 우주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습니다. 누리호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를 비롯해 현대로템(064350),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LIG D&A(LIG넥스원(079550)), HD현대중공업(329180)이 참여하며 민간 중심 우주개발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서 75t급 액체엔진을 비롯한 발사체 제작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5호기 발사에서는 기체 운용과 제어까지 직접 참여하며 역할을 넓혔습니다. 누리호를 넘어 재사용 발사체 체계종합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재사용 기술 시연체 총조립에 착수했습니다. 2028년 수직 이착륙 비행시험을 통해 핵심 기술을 검증하고, 2030년대 중반 차세대발사체 1단 재사용을 거쳐 글로벌 우주 수송 서비스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입니다.
 
현대로템은 하반기 방산 조직을 ‘에어로스페이스 디펜스(AD)’로 재편하고 재사용 발사체의 핵심인 ‘메탄엔진’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습니다. 전북 무주에 3000억원을 투자해 메탄엔진 연구개발·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발사체 엔진과 함께 2022년부터 개발 중인 달 탐사용 모빌리티 로버 등 우주 모빌리티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위성 분야에서는 KAI와 LIG D&A가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KAI는 30여년간 축적한 위성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중대형 위성에서 초소형·군집위성으로 사업을 확대했습니다. 경남 사천 우주센터에 연간 100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방산 항공기와 위성을 결합한 수출 패키지도 추진합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낮 12시25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항우연)
 
LIG D&A는 유도무기 중심에서 우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탑재체와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에 더해 지상체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토털 우주 솔루션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 발사대 시스템의 설계·제작을 맡아 지상기계설비와 추진제공급설비, 발사관제설비 등 전반을 구축했으며, 5호기 발사에서도 발사대 시스템 운용과 점검을 담당했습니다. 나로호부터 누리호까지 축적한 발사 인프라 기술을 바탕으로 우주 밸류체인을 확장한다는 구상입니다.
 
김성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미국도 국가 주도로 우주 관련 산업의 연구개발을 주도하다가 스페이스X라는 기업이 나오면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 방산 기업들이 민간 주도로 재사용 발사체나 위성 시장 진출을 주도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기존 방산 시장은 유럽의 공고한 카르텔 등으로 수주 경쟁과 수익성 확보에 복병이 존재했다”며 “새로운 블루오션인 우주와 위성 분야가 방산 기업의 활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정부 주도로 진행된 발사 성공은 일종의 이벤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등 혁신 주체들이 혼연일체가 돼 현재의 생태계 안에서 기술 성숙도를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며 “우주 산업은 위성 발사 자체보다 영상 서비스 시장이 훨씬 큰 만큼, AI를 접목한 실질적인 우주 서비스 시장의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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