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대장동 민간업자들 2심 재판에서 배임죄 연결고리가 끊길 만한 새로운 증언이 나왔습니다. 배임죄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가 민간업자들과 짜고 공공의 이익을 민간에 넘겼다는 내용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연결될 수 있는 혐의입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재심’을 언급하며 새 증언에 주목했습니다.
정민용 변호사가 2023년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의혹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6-3부(고법판사 민달기·김종우·박정제)는 18일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5명의 업무상배임 등 혐의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이날 남 변호사 측은 사전에 논의되지 않았던 정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신청했습니다. 정 변호사가 1심에서 뇌물로 인정된 35억원에 대해 새로운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문제가 된 35억원은 정 변호사가 공사에서 일하며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에 개입한 뒤 남 변호사로부터 받았다는 게 1심 판결입니다. 배임 행위에 대한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검찰 공소사실이 그대로 인정된 겁니다. 배임죄가 완성되려면 이처럼 민간업자들이 수익을 분배했단 사실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런데 남 변호사 측은 최근 의견서에서 35억원에 대해 다른 사업의 투자금이었다며, 남 변호사 몰래 투자금을 사적 유용한 것이 문제가 될 것 같아 검찰 유도대로 허위 진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 반대에도 정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재판부는 “새로운 증언이 항소심에서 나왔다. 재심 사유도 될 수 있는 증거 신청이라서 증거는 채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변호사의 새로운 주장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을 경우 향후 판결이 확정된 뒤 재심 사유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 측 주신문 과정에서 “검찰이 배임행위 대가로 사후뇌물을 받았다고 기소할 줄 모르고, 남 변호사 몰래 투자금을 사적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사기 등 혐의를 우려해 남 변호사에게 받은 대가라고 주장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이 당시 이 대통령 겨냥 수사를 벌여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최종 목적인 이 대통령을 두고 사다리인 김용·정진상씨 수사에만 집중해서 허위 진술을 강요한 바 있냐”는 질문에 “(검찰에) 협조했다”며 “이 대통령과 김용·정진상씨에 대한 건 인식했다”, “짜여진 틀이 이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검사) 본인 틀에 맞추기 위해 몇 번씩 질문하고 결국 ‘그럴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는 대답이 ‘그렇다’로 변경된 과정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 혐의 사건에서도 정 변호사는 검찰에 협조적으로 진술했다고 말했습니다. 남 변호사 측이 “검찰에 협조하면 무죄 판단을 받을 거라는 생각에 김 전 부원장 사건에서도 허위 진술을 했냐”고 묻자, 정 변호사는 “제 조서 어디에도 김 전 부원장이 돈을 가져갔다고 안 돼 있다.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검찰이) 누가 돈을 가져다줬는데 유 전 본부장 사무실에 없으면 김 전 부원장이 가져간 게 아니냐고 물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 변호사는 “그 당시엔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검찰 수사는) 모든 게 이야기된 상태에서 저에게 확인 대답을 듣는 과정들이었고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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