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항만공사 통합안에 지역·노조 반발…효율이냐 자율이냐
1본사·4지사 체제 개편, 정책·기획 효율 극대화
지역마다 특수성 저하 우려…"졸속 통합 반대"
'수도권 대 지방' 본사 유치도 지역갈등 우려
2026-09-04 18:00:16 2026-09-04 18:00:16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통합안에 전국 항만공사 4곳이 포함되자 해당 지역과 공사 노조에서 일제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가 항만 운영의 효율을 내세웠지만, 각 지역에서는 자율성 훼손을 지적하면서 당분간 갈등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지난 3일 한성숙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전국 4대 항만공사 강제 통합 추진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항만별 전문성과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결의안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전국 항만공사 통합안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여야 부산시의원 48명 전원이 찬성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3일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4개 항만공사를 한국항만공사(가칭)로 통합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4개 공사를 지사로 전환해 통합 본사를 통해 지역별로 특화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 단계별 통합 이행안과 한국항만공사 소재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현재 부산항은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의 컨테이너 환적(짐을 옮겨 싣는) 거점항으로, 인천항은 중국 교역의 핵심 거점이자 수도권 물류의 시발점으로, 국내 1위 생산량을 가진 석유화학단지를 배후에 둔 울산항은 에너지 특화 항만으로,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단이 있는 여수광양항은 철광석 등 원자재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정부 발표 직후 부산은 물론 인천·울산·여수광양에서도 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인천항발전협의회 등 인천의 16개 단체들은 공동성명을 내 "정책·기획 기능과 의사 결정권이 통합 공사에 집중되면 인천항의 특수성을 살릴 수 없다"며 "항만별 특성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외면한 항만공사 통합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울산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소속 김기현 의원은 "독립된 항만공사를 통합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정부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우려를 나타냈고,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출신인 박성현 광양시장도 "의사결정 권한과 현장 대응력이 약화되고 광양항이 출장소처럼 운영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4개 항만공사 노조도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가 내세운 통합 논리는 어느 것 하나 성립하지 않는다"며 "지역 자율성 말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후퇴시키는 4개 항만공사 통합을 즉각 철회하라"고 했습니다.
 
정부가 통합안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통합 본사인 한국항만공사 유치 경쟁이 벌어져 지역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각 지역에서는 저마다의 논리로 본사 유치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천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합 본사는 정책·기획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며 "중국과의 교육 규모도 커지는 만큼 수도권에 위치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부산 역시 자산과 매출 규모를 근거로 부산이 최적지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결산 기준 부산항만공사 자산은 8조4598억원으로 2위인 인천의 2조6901억원의 2.5배 수준입니다. 매출액도 4049억원으로 인천의 1902억원의 2배 이상입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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