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학내 성폭력 문제를 공익신고한 뒤 전보와 해임을 겪은 지혜복 교사가 9일, 2년 8개월 만에 원래 근무하던 A학교에 복직했습니다. 복직과 임금 보전 등 후속 조치는 서울시교육청과 합의했지만, 전보와 해임 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은 별도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지혜복 교사가 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복직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지 교사 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를 통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보와 해임 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해 교육청의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입니다.
교육청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액을 산정하기 어렵다며 민사조정 절차를 제안했지만, 지 교사 측은 조정 대신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전보와 해임 과정에서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 법원의 판단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겁니다.
앞서 지 교사는 2023년 A학교에서 학생들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렸고, 서울시교육청은 그를 전보한 뒤 해임했습니다. 지 교사는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고, 판결은 지난 8월11일 확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교육청과 지 교사 측은 일부 요구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지 교사는 합의에 따라 복직하고, 해직 기간의 임금·호봉·수당을 보전받게 됐습니다. 교육청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공익신고자 보호와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또 3개월 안에 조사·평가 태스크포스 결과를 내고 필요한 조치도 취하기로 했습니다.
공익신고자 보호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2027년부터는 공익신고자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도 신고자를 우선 보호 대상으로 삼고, 본인 동의 없이는 전보 등 불이익 인사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번 사안에 대해 A학교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강제 전보를 하지 않겠다는 게 이번 합의서에서 가장 큰 성과"라며 "다른 공익신고자들을 보호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신적인 피해 회복에 대한 배상도 받아야 하는데, 교육청이 금액을 정하지 못하겠다며 법원 조정을 제안해 소송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정 교육감은 "모든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못했지만, 그 요구에 담긴 문제의식과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공익신고자의 신분과 권익이 실질적으로 보호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행정절차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책임자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는 서울시교육청의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지 교사는 지난 8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투쟁 과정에서 있었던 연행자·부상자 피해 회복을 교육청이 책임져야 한다"며 "이행을 점검하고 미합의된 부분을 요구하는 싸움을 지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 교사는 9일 A학교로 복직했습니다. 그는 "교문을 다시 들어서는 것이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며 "왜 제가 이렇게까지 부당한 일을 겪어야 했는지, 용기 내 나섰던 피해 학생들이 왜 이렇게 오랜 시간 회복되지 못해야 했는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학교에서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이번 일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