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해 부실 사업장 정리와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병행하면서 외형적인 위험 지표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간 자금 회수가 이뤄지지 않은 PF가 오히려 빠르게 늘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금융당국의 PF 연착륙 대책이 실질적인 부실 해소로 이어졌는지를 두고 성과 검증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PF 익스포저는 지난 3월 말 169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 216조5000억원보다 21.6%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유의·부실우려(C·D) 등급의 PF 익스포저도 21조원에서 16조4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전체 PF 규모가 감소하는 동안에도 장기간 자금이 묶여 회수되지 못한 사업장은 오히려 빠르게 늘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PF 총량이 줄고 신규 사업장의 평균적인 위험 수준은 낮아졌지만 장기 미회수 PF가 누적되고 고위험 익스포저가 확대되면서 PF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약 170조원에 달하는 금융권 PF 총량 가운데 증권·캐피탈사 51곳이 보유한 약 3600개 PF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장기 미회수 PF는 지난해 6월 2조8000억원에서 지난 3월 13조1000억원으로 약 4.7배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97%가 중·고위험 자산으로 분류됐으며 비주거시설과 브릿지론이 9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서울 오피스와 아파트 등 우량 자산에는 신규 PF 자금이 몰렸습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1분기 PF 신규 취급액은 1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조6000억원 증가했습니다.
부실 사업장 정리 속도가 다시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3월 말 기준 분기별 정리·재구조화 실적이 전분기 대비 80% 급감한 반면 유의이하 사업장 비율은 8.4%에서 9.7%로 상승한 점을 짚었습니다. 금융당국이 부실 사업장 정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부실이 쌓이는 속도보다 정리 속도가 늦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경·공매가 진행 중인 사업장 가운데 본PF 비중이 지난해 말 16.7%에서 올해 3월 말 20.6%로 높아진 점도 부담입니다.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던 위험이 착공·분양 단계인 본PF로 넘어가면서 금융회사가 최종적으로 회수해야 할 자금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감에서는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PF 총량 감소에도 장기 미회수 PF가 급증한 배경 △정리·재구조화 실적 급감 원인 △본PF 비중 상승에 따른 최종 회수 위험 △업권별 PF 건전성 차이와 대응책 △한시적 규제 완화에 따른 부실 이연 가능성 등을 묻는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부실을 도려내기는 커녕 돈으로 틀어막으며 ‘PF 폭탄 돌리기’를 계속한다면 더 큰 위기를 키우는 꼴"이라며 "부실 사업장을 억지로 연명시키는 것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국민에게 손실을 떠넘기는 책임 회피인 만큼, 철저한 옥석 가리기와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PF 부실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에 2026년도 국정감사 정기회 기간 중 실시의 건이 상정되는 모습(왼쪽)과 공사중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