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김상욱 울산시장이 추진하는 시민 소통 중심의 시정 개편에 시의회가 다시 제동을 걸었습니다. 울산시의회 상임위가 불공정·비리 제보와 시민 민원, 정책 제안을 한곳에서 처리하겠다며 김 시장이 취임 후 처음 결재한 120울산민원센터 확대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겁니다. 시의회의 칼질이 공론화·감사·노동 분야의 제도 개편에 이어 핵심 민원정책으로까지 번진 모양새입니다.
1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는 기존 민원콜센터를 120울산민원센터로 확대하기 위해 이번 추경에 1억2200만원을 편성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인터넷·현장으로 접수 채널을 넓히고,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 5명과 기간제근로자 7명을 충원해 ‘민원 핑퐁’을 막겠다는 것이 울산시의 구상입니다.
그러나 시의회 소관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는 제도적 근거와 인력 운용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10일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계수조정에서 사업비를 모두 삭감했습니다. 현행 조례에 전화와 문자만 규정된 만큼 인터넷 접수와 국민신문고 연계를 위해서는 조례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상담 인력 12명 증원에 따른 재정 부담도 삭감 사유로 들었습니다.
울산시는 이에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결위에서 예산을 복원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또 공무원이 현장을 찾아 민원을 접수하고 처리 결과까지 관리하려면 인력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행정자위의 삭감 사유에 대해선 현행 ‘울산광역시 민원콜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와 상위법인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만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으며, 변호사 자문도 같은 결론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상욱 시장은 이 자리에서 “120울산민원센터는 시민들이 언제든 민원과 정책을 제안하고 비리·불공정을 제보할 수 있는 창구”라며 “예산 전액 삭감은 시민의 민원도 듣지 말고 비리 제보도 받지 말라는 취지인지 실망스럽고 혼란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1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제3회 추경예산 편성 관련 시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울산시청)
기자회견 전후로 시의회 홈페이지 시민소통방에는 삭감을 비판하는 댓글 100여건이 쏟아졌습니다. 시민들은 “직접 소통 창구가 왜 제 기능을 못 하게 하느냐”, “조례 미비를 앞세워 센터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의회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센터 운영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신문고와 구·군 민원, 찾아가는 시민소통반까지 기능이 확대되는 만큼 업무 범위와 처리 절차, 책임 주체,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 방안을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영해 울산시의회 의장은 “예산이 확정되기도 전에 시장이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예결위를 찾아 사업 목적과 진행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면 다시 판단할 수 있는 일인데도 시장은 소통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갈등은 김 시장이 추진하는 시민 소통 제도 개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 7월 공론화위원회 설치 조례안은 행정자위에서 부결됐고, 노동정책위원회와 감사청렴위원회 신설안도 보류된 뒤 조직개편안에서 제외된 바 있습니다.
한편 울산시와 시의회는 서울본부 예산을 놓고도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시는 국가예산 확보와 공공기관 이전 대응을 위해 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행정자치위원회는 시가 추경 심의 전인 지난달 임기제공무원 1명을 먼저 임용했다며 관련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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