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000억 자사주 소각 대기…외인 한도에 밸류업 제동
올해 2500억 자사주 매입했지만…외인 한도에 소각 못해
지난해 취득분까지 5000억 소각 대기…외국인 지분 49% '꽉'
KT "2028년까지 매입 계획 이행…외인 지분 여력 생기면 소각"
2026-09-10 16:32:13 2026-09-10 16:39:5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기업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KT(030200)의 자사주 소각이 외국인 지분한도에 막혀 대기 상태에 놓였습니다. KT의 외국인 지분율이 기간통신사업자의 법정 한도인 49%를 채우면서 지난해 취득한 자사주에 이어 올해 물량까지 소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8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는 KT의 밸류업 계획에 외국인 지분율이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전날 NH투자증권과 체결한 2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기간 만료에 따라 해지했습니다. 지난 3월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된 신탁계약을 통해 KT가 취득한 보통주는 448만551주입니다. 취득가액은 2499억9959만9500원으로, 계획했던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했습니다. 신탁계약 종료에 따라 신탁을 통해 취득한 448만551주가 KT의 직접 보유 자기주식에 포함됐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계획대로 완료됐지만 소각은 당장 실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T는 "취득 물량 전량을 소각할 목적으로 신탁계약을 진행했지만, 계약 종료 시점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인 지분 한도인 49%가 소진돼 현재 소각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조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을 발행주식 총수의 49%까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KT의 주요 주주를 보면 현대차그룹이 8.07%를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계 투자자인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7.65%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6.86%, 신한은행은 5.7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웰링턴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은 현재 법정 한도인 49%를 채운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총수가 감소하는 반면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는 그대로여서 외국인 지분율이 49%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KT가 자사주를 사들이고도 곧바로 소각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KT가 추진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주요 축입니다. 지난 2024년 11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2028년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고, 자본 효율화를 위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5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484만여주를 취득했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법정 한도에 이르면서 소각하지 못했습니다. 해당 물량은 올해 상반기까지 소각되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지난달 2026년부터 2028년까지 7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시하며, 기존 계획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당초 1조원 계획에서 지난해 집행한 2500억원을 제외한 잔여분입니다. 올해도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치면서 2025년 이후 누적 매입 규모는 5000억원에 달하게 됐습니다. 
 
자사주 소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주가 상승의 걸림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KT 주가는 지난 2월 장중 7만원을 넘어섰지만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현재 5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KT 주가 부진은 비용 증가에 따른 본사 이익 정체, 주당배당금(DPS) 정체가 결정적 원인이었다"면서도 "여기에 외인 지분 한도로 자사주 소각이 어렵고 자사주 소각분을 배당으로 전환하는 데 따른 부담이 있다는 점 역시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KT는 외국인 지분 한도와 별개로 기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른 자사주 매입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입니다. KT 관계자는 "2028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기존 밸류업 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취득한 자사주는 외국인 지분율에 여력이 생기는 시점에 소각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사주 매입으로 배당 대상 주식 수가 줄어드는 만큼 기존 주주의 주당 배당 여력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며 "향후 외국인 지분율에 여력이 생겨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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