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정치권에서 설탕을 넘어 '대체당'까지 규제 범위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체당(인공감미료) 시장 규모는 매해 커지며 '제로'를 앞세운 제품도 늘었는데요.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관련 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김윤 민주당 의원의 법안이 발의된 이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체당(인공감미료)이 사용되면 리터당 50원의 부담금이 발생한다. (사진=뉴시스)
기존 법안은 가당 중심…새법안은 범위 '확대'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는 국민 건강 증진과 만성질환 예방 등을 위해 가당 음료에 설탕부담금(설탕세) 도입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마련이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김윤 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해당 법안은 음료 제조·가공업자 및 수입판매업자를 대상으로 음료(감미음료)에 포함된 첨가당 함량과 대체당 사용 여부에 따라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차등 부과하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첨가당(설탕 등) 음료를 기준으로 △100 미리리터(㎖)당 5g 미만은 면제 △100㎖당 5~8g 미만은 리터(ℓ)당 250원 부과 △100㎖당 8g 이상은 ℓ당 500원이 부과됩니다. 제로 설탕·무설탕 음료라도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가 사용됐다면 ℓ당 최대 50원의 부담금을 부과할 근거를 마련합니다.
확보된 부담금 재원은 공중보건과 사업 지원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활용될 계획입니다.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들이 계류 중인데요. 해당 법안들은 대체로 설탕이 첨가된 가당 음료 규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반면 김윤 의원안은 제로 음료 시장 등까지 범위를 넓힌 게 핵심입니다.
아스파탐·수크랄로스·알룰로스 등 감미료를 앞세운 '제로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따라 소비자들은 건강에 대한 우려나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제로 제품을 선택하는 추세입니다. 2018년 163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제로 시장 규모는 2023년 1조2780억원까지 성장했고, 올해는 2조2444억원까지 커지며 음료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대체당 활용으로 소비자가격 상승과 레시피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사진=뉴시스)
커지는 규모에 새 변수…가격·레시피 변화 가능성
업계에서는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실제로 통과돼 시행되면 업계 전반에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체당 활용으로 인한 세금 부과로 소비자가격 상승과 레시피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당까지 세금에 포함하면 결국 거의 모든 음료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처음에는 제조사들이 감내하려고 하겠지만 결국 세금이기 때문에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설탕에 이어) 대체당까지 포함해 버리면 정말 다 올린다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세금을 피하려고 대체당을 쓰지 않으면 결국 레시피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체당까지 세금 대상이 되면 인위적으로 레시피를 조정해 단맛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제품 맛도 바뀐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감미료 사용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과세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감미료의 원가 비중과 사용 구조가 업종마다 다른 만큼 일률적인 과세에 따른 부담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음료 시장처럼 첨가물의 단가 비중이 높은 곳은 부담이 될 수 있고, 베이커리나 스낵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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