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청년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마련한 맞춤형 금융상품 대상 자격이 까다로워 실제 수혜를 받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청년 금융 사다리'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자본시장을 활용한 '청년 초기자산형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국민참여성장펀드의 청년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금융 이력이 부족한 청년의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청년 창업기업에는 보증과 대출을 연계한 정책금융도 확대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청년을 위한 금융지원이 대폭 늘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지원 대상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은행이 최근 시작한 '햇살론유스' 보증료 캐시백 이벤트인데요. 신한은행은 햇살론유스를 신규 이용한 고객이 연체 없이 이자와 보증료를 납부하면 최대 10만원의 보증료를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청년들의 금융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햇살론유스를 이용할 수 있는 청년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이면서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인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 청년사업자 등으로 제한됩니다. 대기업은 물론 공기업과 상당수 중견기업 신입사원의 초임도 연봉 3500만원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을 받으면 정책금융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반대로 소득이 너무 낮거나 금융 이력이 부족한 청년은 보증 심사를 통과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결국 소득 기준과 심사 기준 사이에서 상당수 청년이 정책 사각지대에 몰려 있는 셈입니다.
IBK기업은행이 이달 말 출시하는 'IBK 착한금리 포용대출'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이 상품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최대 2000만원을 연 4.9% 금리로 지원합니다.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는 0.2%포인트 우대금리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청년이라고 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닙니다. 중·저신용자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청년 우대금리 역시 0.2%포인트 수준에 그칩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실제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금융위가 발표한 청년 창업 지원 정책 역시 수혜 대상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금융위는 다음 달 신용보증기금과 IBK기업은행을 통해 총 2000억원 규모의 '유망청년창업 보증부대출'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최대 1.5%포인트 금리 우대와 100% 보증비율 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대상은 창업 7년 이내이면서 대표자가 만 39세 이하인 기업으로, 창업을 준비하지 않는 일반 직장인과 취업준비생, 프리랜서 등 대부분의 청년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청년 초기자산형성 프로그램 역시 아직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대상이 확정되지 않았는데요. 금융위는 연말까지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지원 규모와 재원, 수혜 인원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청년금융 정책이 선별 지원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합니다. 재정 여건상 일정 기준을 둘 수밖에 없지만 지나치게 세분화된 지원 기준으로 인해 정책이 필요한 청년들조차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청년 지원 정책은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상을 선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청년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금융정책이 되려면 이용 문턱을 낮추고 지원 대상을 보다 폭넓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게시판에 채용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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